하지만 구글의 의도와 달리 현재까지는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다. 예컨대 스마트TV만 하더라도 ‘구글TV’부터 시작해 지금은 ‘안드로이드TV’로 진화했지만 여전히 이를 채용하겠다고 밝힌 업체는 소수에 불과하다. 크롬북은 어떨까. 눈에 보이는 표면적인 성적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크롬북 판매량은 73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7% 성장이 예상된다. 저렴한 가격, 쓸만한 성능이 눈길을 끌지만 더 비싸고 모델 가짓수도 적은 MS 서피스의 작년 판매량이 1160만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주류라고 말하기 어렵다. 더구나 전체 크롬북 수요의 72%가 교체주기가 무척 긴 교육용으로 쓰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0년에는 성장 한계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
뜨거운 감자인 스마트워치도 구글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안드로이드웨어’를 사용한 스마트워치는 애플워치보다 모델과 제조업체가 다양하지만 판매량과 인기에 있어서 비교대상이 아니다. 다만 안드로이드 오픈소스 프로젝트(Android Open Source Project, AOSP)가 안착한 상황에서 IoT에 걸맞은 ‘브릴로’ OS가 등장했다는 점은 그 자체로 의미가 깊다.
브릴로는 ‘올신얼라이언스’, ‘오픈 인터커넥트 컨소시엄(OIC)’과 비슷한 형태를 갖췄다. 스마트 기기를 제어하기 위한 OS와 ‘위브’라 불리는 표준 통신 규약, 클라우드가 모여 하나의 IoT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크롬이 아닌 브릴로를 IoT용 OS로 낙점한 이유는 ▲더 가벼우면서도 ▲개발이 빠르며 ▲언제 어디서나 접근 가능한 웹 기반 관리 콘솔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구글은 브릴로를 소개하면서 ‘낮은 수준의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한바 있다. 이대로라면 ‘브릴로→크롬→안드로이드(TV, 스마트워치 포함)’로 이어지는 OS 라인업을 구축하게 되는 셈이다. 이는 비슷한 콘셉트의 MS ‘윈도10 IoT’, 화웨이 ‘라이트OS’와의 직간접적인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성공을 거둔 구글은 어느 기기에나 안드로이드가 적용되기를 기대하겠지만 아이폰 하나만으로 엄청난 위력을 거두고 있는 애플을 따라가기에는 힘이 분산되어 있다. 개발자는 차치하고서라도 제조업체가 굳이 안드로이드를 사용할 당위성이 떨어진다는데 있다. 역량 있는 업체라면 더욱 그렇다. 일단 신생 업체를 중심으로 채용이 예상되지만 이들이 얼마나 업계에 파급력을 불러일으킬지는 미지수다. 당장 삼성전자, LG전자만 하더라도 자체 IoT 플랫폼이나 기존에 관계가 있는 플랫폼을 더 선호하고 있다.
따라서 구글이 OS 다변화를 통해 IoT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얼마나 많은 업체가 브릴로를 채택하고, ‘네스트’를 통해 얼마나 생태계를 끌어안으며 확장할 수 있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다행인 것은 적어도 네스트는 IoT 공략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실내 온도 조절)을 잘 파고들었고 LG전자, 월풀, 필립스, 오스람, 조본, 페블, 로지텍, 메르세데스벤츠 등 넓은 분야에 걸쳐 영향력 있는 파트너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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