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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도 참여했는데"…韓 VFX 상장사, '적자 늪' 여전

위지윅·덱스터·M83 등 3사 1분기 적자…제작·IP 부가사업 눈 돌려

[ⓒ 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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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K-콘텐츠 붐과 함께 성장한 국내 시각특수효과(VFX) 기업들이 '수익성 제고'라는 난관에 부딪혔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들의 콘텐츠 확대로 참여 작품은 늘었지만, 공동 참여 형태가 굳어지다보니 유명 작품에 참여하더라도 개별 기업이 가져가는 수익성은 현저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VFX 기술력으로만 승부했던 관련 기업들도 영화·드라마 제작이나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20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위지윅스튜디오 ·덱스터스튜디오·M83 등 VFX 상장 기업 3곳 모두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먼저, 위지윅스튜디오는 올 1분기 매출 약 208억원과 약 35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8%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손실 규모는 6% 가량 개선됐다.

위지윅스튜디오는 1년 전에 비해 소폭 성장세를 보였지만 이는 VFX로 인한 수익성 확대로 보기 어렵다. 올 1분기 기준 위지윅스튜디오는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방송 프로그램 제작) ▲골드프레임(애니메이션·시네마틱 영상 제작) ▲엠에이에이(매니지먼트) ▲싸이더스(영화 제작·투자·배급) 등을 종속기업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메리크리스마스(방송 프로그램 제작) ▲매니지먼트에이엠나인(매니지먼트) ▲에이나인미디어씨앤아이(공연기획)이 연결 기준에 포함된다.

이처럼 위지윅스튜디오는 VFX보다 자회사·관계사를 통한 콘텐츠 제작과 매니지먼트 등의 사업으로 수익성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올 1분기 기준 컴퓨터그래픽(CG)·VFX 및 증강·가상현실(AR·VR) 등이 포함된 위지윅스튜디오의 'VFX 및 뉴미디어 사업' 매출은 7.59%에 그쳤다. 드라마, 영화, 예능프로그램 등 콘텐츠 기획, 제작 및 투자, 배급 등을 포함한 '콘텐츠 사업' 매출은 92.41%로 대부분을 차지하는 실정이다.

덱스터스튜디오도 사정은 비슷하다. 올 1분기 연결 기준 덱스터스튜디오의 매출은 약 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가량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 규모(약 36억원)는 커졌다.

VFX 제작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매년 줄어드는 모습이다. 2023년 연간 기준 약 368억원에 달해 전체 매출의 50%가 넘는 비중을 차지했던 덱스터스튜디오의 VFX 제작 매출은 지난해 약 221억원대(전체 매출 대비 41.25%)로 줄었다. 올 1분기 기준으로는 약 49억원 수준으로, 전체 매출 가운데 32.7%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덱스터스튜디오는 자회서 덱스터픽쳐스를 통해 올 하반기 tvN을 통해 방영 예정인 드라마 '견우와 선녀' 제작에 참여하며 종합 콘텐츠 제작사로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VFX 작업에 참여한 M83의 경우, 올 1분기 약 108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M83은 폭싹 속았수다 외에도 ▲전지적 독자 시점(극장 개봉 예정) ▲조각도시(디즈니+ 공개 예정) ▲성하입몽(극장 개봉 예정) 등의 작품에 참여했지만 현재 공개되지 않은 타이틀이 다수인 데다, 노르웨이 VFX 및 애니메이션 기업 GIMPVILLE에 대한 지분 인수 비용 등이 더해져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보인다.

2020년 2월 설립된 M83은 ▲노량: 죽음의 바다 ▲한산: 용의 출현 ▲승리호 ▲빈센조 ▲스위트홈 시즌2 등 다양한 영화·드라마 VFX에 참여했고 지난해 8월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바 있다.

콘텐츠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글로벌 OTT의 영향으로 K-콘텐츠의 글로벌화가 가속화 되면서 국내 CG/VFX 기술을 다루는 기업만 20여곳이 넘게 됐다"며 "텐트폴(지지대 역할을 할 규모의 대형 작품)이라도 메인 스튜디오를 두고 수 많은 기업들이 지원하는 형태로 후반 작업을 진행하다보니 CG나 VFX만으로는 기업 운영을 이어가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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