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전국단위 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 구축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단말부터 무선 코어와 기지국 장비, 푸시투토크(PTT)서버까지 자사의 공공안전 롱텀에볼루션(PS-LTE) 솔루션과 유럽·중국 등에서 보유한 재난망 구축 경험을 소개하면서 우리 재난망 사업 참여를 적극 타진하고 나섰다.
화웨이는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LTE 재난안전망 솔루션 시연회를 가졌다. 화웨이의 LTE 래피드 솔루션을 비롯해 ‘PS-LTE 사이트’와 재난망과 상용망에 직접 연결되는 ‘PTT서버’, 단말을 연동해 여러 기능을 직접 시연했다.
이날부터 이틀에 걸쳐 화웨이는 KT를 비롯한 통신3사와 국가안전처, 미래창조과학부, 국내 중소 통신장비 업체 관계자들을 초청해 PS-LTE 솔루션을 시연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재난망 시범사업과 본사업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노키아, 모토로라솔루션, 삼성전자, 알카텔루슨트, 에릭슨엘지를 비롯해 국내외 관련업체들 간 물밑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기업’ 화웨이, 재난망 사업 참여 가능할까=화웨이는 중국기업이라는 점에서 민감한 국가 재난망 사업 참여가 쉬운 상황이 아니다. 화웨이가 움직일 때마다 늘 따라붙는 신뢰성 문제나 정서적 거부감을 깨부수는 일은 단기간에 해결되긴 힘들다.
하지만 통신사 기간망과 LG유플러스 LTE 구축 사업에 참여했던 것처럼 이 장애물만 넘어설 수 있다면 다른 업체들과 경쟁력 면에서 뒤처지지 않는다.
한국 LTE망에 LTE 장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고, 노르웨이, 영국 등 유럽과 중국 등에서 다양한 PS-LTE 기반 재난망 상용 구축사례를 보유하고 있다. 3GPP 표준화기구에도 적극 참여해 가장 많은 특허권을 확보하며 무선통신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다. 결정적으로 가격경쟁력과 신속한 기술지원, 인력 동원 여력은 누구보다 뛰어나다고 평가된다. 선도적인 통신인프라를 갖고 있는 한국에서 발생하는 사업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선 “최선의 제안을 하겠다”는 것이 김학수 부사장이 표현한 화웨이측의 입장이다.
◆“가장 많은 LTE 구축사례, 칩셋·단말부터 모든 PS-LTE 솔루션 갖춰”=이날 간담회에서 왕칭원 화웨이 LTE 글로벌 사업부 부사장과 김학수 화웨이코리아 부사장은 화웨이의 LTE 통신 인프라 분야에서 쌓은 경험, 기술, 지원 능력 면에서 가진 차별성을 크게 강조했다. 더불어 국내기업들과의 상생협력을 강화해나가겠다는 점도 재차 확인했다.
왕칭원 부사장은 이날 자사의 강점으로 “협대역 공공안전 통신 분야와 브로드밴드 상용 LTE 통신망 구축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 칩·단말을 포함해 LTE 장비까지 모든(엔드투엔드)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LTE 통신 네트워크 구축에서나 관련 특허권 확보 수로 세계 ‘톱(Top)’”이라고 덧붙였다.
회사측에 따르면, 높은 대역폭으로 고화질의 영상 감시·음성 전송이 가능한 화웨이의 주요 관련제품인 ‘LTE 트렁킹 기술’은 2014년 3분기까지 66건의 계약을 따내 미국, 영국, 일본 등 전세계 정부, 운송, 에너지 등의 업계에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왕 부사장은 “화웨이는 지난 2013년 중국 난징에서 열린 아시안유스게임(Asian Youth Games)에 1.4GHz LTE로 공공안전 통신망을 구축했다. 이는 세계 첫 LTE 트렁킹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테트라와도 연동한 사례이며, 이후 정부에서도 이를 사용하기로 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화웨이의 PS-LTE 솔루션의 강점으로 설치가 용이하고 협대역 기반 경험을 광대역 분야에 활용해 다양한 기능을 구현했다는 점과 장비 장애시 빠른 지원, 엔드투엔드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왕 부사장은 “화웨이는 전세계에서 구축된 331개 LTE 상용 네트워크 가운데 경쟁사에 비해 가장 많은 154곳을 구축, LTE 통신 인프라 분야에서 톱(Top) 업체이고, 3GPP 특허권도 가장 많은 수준인 전체의 25%를 보유하고 있다”고 내세웠다.
◆“개방·협력·상생이 핵심 성장 키워드, 한국 중소기업과 협력”=아울러 왕 부사장은 “우리 회사 성장의 핵심 키워드는 개방, 협력, 상생”이라며 “한국의 중소기업들과 기술과 경험을 공유하며 상생을 이뤄나가 네트워크 발전을 함께 이뤄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국 시장에서 처음으로 CPRI를 개방, 삼지전자·에어텍시스템과 협력한 사례에 더해 칩셋·플래시·RF 듀플렉서 등 필요한 부품 구매액이 작년 한 해 동안 8350억원 규모에 달해 매년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부각했다.
국내 중소기업과의 실질적인 상생협력 가능범위에 대해서는 “국내 부품 조달 규모는 작년보다 더 커질 것”이라며 “국내 중소기업들에게 필요한 커스터마이징과 현지화 작업에 대한 문호를 개방하고, PS-LTE 개발킷을 제공해 애플리케이션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김 부사장은 말했다.
항시 제기되는 보안 문제와 관련해서도 김 부사장은 “보안 이슈 진원지는 우리와 무관한 정치적 문제로, 전세계 170여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글로벌 회사인만큼 허술한 보안관리는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화웨이 네트워크 장비는 글로벌 보안인증인 국제공통평가기준(CC)을 획득했거나 진행 중이고, 필요하다면 한국의 보안 규정이나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모두 만족시킬 것”이라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유지 기자>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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