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 1월 전세계 서버업계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IBM이 자사의 x86 사업부와 인력, 지적재산권(IP)까지 중국 PC기업인 레노버에 넘기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물론 이전부터 IBM이 x86 사업부를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은 돌았지만, 이것이 현실로 나타난 것. 매각 과정에서 약간의 지연이 있었으나 결국 지난 10월 1일 공식 인수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고 각 국가별로 레노버로의 이전, 통합 작업이 시작됐다.
국내 역시 한국IBM 직원 49명이 한국레노버 엔터프라이즈비즈니스그룹(EBG) 소속으로 10월 1일부터 자리를 옮기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미 9년 전인 2005년 IBM은 자사의 PC사업부를 레노버에 매각한 바 있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레노버는 현재 전세계 PC 시장 1위의 자리에 올랐다. PC에 이어 스마트폰과 서버 등 기업용 IT인프라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PC 플러스(+)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인수합병(M&A) 역사에서 단 한차례의 실수도 없었음을 자부하는 레노버다. 기업 IT인프라의 기본인 서버 시장에서는 어떨까.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정리해 봤다. 레노버 x86 서버 사업에 궁금한 11가지 질문과 답이다. 이는 레노버의 공식 사이트에 게재된 답변과 한국레노버 EBG 그룹에 문의해 작성됐다.
Q1. 왜 레노버는 IBM x86 사업을 인수했나.
A. IBM의 산업표준 x86 서버 사업은 레노버의 기존 x86 하드웨어 사업을 확장한 것이다. 레노버는 현재 전세계 서버 시장에서 6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번 인수로 약 14%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며 3위 자리에 올랐다. 이는 레노버의 PC 플러스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IBM과는 지난 2005년 PC 사업을 인수한 후부터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PC사업의 성공을 바탕으로 x86 서버 시장에서도 강력한 리더십을 이어갈 것이다.
Q2. 최종 인수 금액은 얼마인가? 1월 당시에는 23억달러로 발표됐었는데?
A. 약 21억원이다. 18억달러는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2억8000만달러는 9월 26일 종가 기준 레노버 주식으로 지급됐다. 처음 발표와 달리 2억달러 의 차이가 있는 것은 재고 가치와 부채 비율 등이 1월 인수 발표 당시와는 달라졌기 때문이다.
Q3. 이번 인수로 레노버는 얼마의 올해 얼마의 이익을 기대하나.
A. 레노버 CEO는 올해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에서 50억달러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로 정확히 얼마의 이익이 발생할지는 정확히 계산하기 힘들지만, 분명히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4. 정확하게 몇 명의 IBM 인력과 자산 등이 레노버로 이동하는 것인가.
A. 60개 이상의 국가에서 대략 6500명의 IBM직원이 올해 말까지 이동할 계획이다(한국에선 49명이 이동했다). 이들 인력들 대부분은 제품 개발, 제조, 영업, 마케팅 직원들이다. 중국의 상하이와 선전, 대만 타이페이, 미국 텍사스 오스틴, 노스캐롤라이나롤리, 미네소타 로체스터와 같은 지역의 간부급 직원 역시 이동한다. 이밖에 IBM과 계약을 체결해 x86 서버를 생산하는 브라질 상파울로와 헝가리 세케슈페헤르바르, 멕시코 과달라하라 지역 공장과고 계약을 이어가게 된다. 또한 레노버는 IBM의 전체 x86 서버 포르톨리오를 흡수했다. 타워, 랙, 고밀도, 블레이드 서버는 물론 임베디드, 톱오브랙 스위치, 소프트웨어 등 네트워킹 제품도 전부 포함된다. 심지어 IBM의 일부 스토리지 제품도 주문자표착생산방식(OEM)으로 판매한다.
Q5. 네트워킹 제품까지 흡수했는데, 최근 네트워크 업계의 화두인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관련 사업은 지속하나.
A. 네트워크 관련 솔루션이 모두 넘어온 것은 맞으나, 현재까지 SDN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 있지는 않다. 이는 앞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Q6. 이번 인수로 구조조정 계획은 없나.
A. 현재로써는 짐작할 수 없다. 다만 현재는 하나의 팀으로 통합되는 과정을 시작하는 단계이고, 시장의 리더가 되기 위해 강력한 비즈니스를 함께 만들어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매끄러운 통합을 이루고 고객들에게 자연스러운 전환을 제공하는 것이다.
Q7. 레노버 서버 사업의 현 위치는 어떤가.
레노버는 현재 성장하고 있는 x86 하드웨어 사업자다. 전세계 6위로 여전히 작은 규모지만, 지난 3년 간 매년 두배씩 성장하고 있다. 또한 이미 미국과 유럽 지역의 고객에게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고객들은 우리에게 PC와 마찬가지로 서버에 대해서도 물어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고품질의 x86 하드웨어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판매, 구축, 지원하는 법을 알고 있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고객들에게 통합된 솔루션과 서비스, 지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Q8. 기존 레노버 서버 제품과 IBM의 서버 제품 간 겹치는 부분은 없나.
A. 레노버의 씽크서버와 IBM의 x86 서버 프로폴리오는 서로에게 보완재 역할을 한다. 레노버의 기존 서버 포르폴리오는 주로 중소형 비즈니스(SMB)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던 반면, IBM은 대기업과 데이터센터 고객에 주력했다. 양사의 고객들은 앞으로도 폭넓은 제품과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통해 긴밀히 연계된 지원을 받을 것이다.
Q9. IBM의 x86 서버 브랜드 제품명인 ‘시스템 x’는 계속 유지할 것인가. 또한 레노버의 ‘씽크서버’ 브랜드는 어떻게 되나.
A. 최소 1년 정도는 IBM의 브랜드인 ‘시스템 x’를 유지할 것이다. 현재까진 브랜딩에 대한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은 상태다. 최근 신제품인 ‘시스템 x M5’도 출시됐다. 레노버의 씽크서버 포트폴리오 역시 씽크서버 브랜드 이름 하에 지속될 것이다. 아직까지는 서버 브랜드 전략 변화와 관련해선 계획이 없다.
Q10. 이번 인수로 EMC와의 파트너십에는 영향이 없나.
A. EMC와의 파트너십에 변화는 없다. 레노버와의 파트너십에서 EMC는 엔트리부터 하이엔드까지 다양한 스토리지 제품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의 목적은 중소기업부터 대형 기업까지 전체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는 것이다. EMC와는 더욱 강력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한편,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EMC는 지난 2012년 레노버와의 파트너십 일환으로 합작법인을 설립한 바 있음)
Q11. 레노버의 x86 서버 사업은 누가 이끌고 있나.
A. 최근 IBM에서 x86 서버 비즈니스(시스템 x 및 퓨어플렉스)를 이끌었던 아달리오 산체즈씨가 레노버 엔터프라이즈 시스템의 수석 부사장으로 기존 업무를 이어나가며 게리 스미스 부사장에게 보고하는 체계다. 스미스 부사장은 현재 레노버 EBG 및 미국 지역 사장을 맡고 있다. 한국의 경우, 다년 간 x86 서버 사업부 수장을 맡았던 박완호 상무가 한국레노버 EBG 그룹의 대표를 맡았다.
<백지영 기자>jyp@ddia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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