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인텔이 모바일 칩 시장에서 조금씩 영토를 늘려가고 있다. 올해 목표로 내세웠던 태블릿 칩 4000만대 출하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롱텀에볼루션(LTE) 모뎀칩을 상용화하고, 중국 최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업체인 스프레드트럼과 협력 관계를 맺는 등 추후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도 닦았다. 다만 해당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 칩 부문은 매 분기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14(현지시각) 3분기 실적발표 직후 열린 컨퍼런스 콜을 통해 “3분기 1500만대의 태블릿 칩을 출하했다”고 밝혔다. 인텔은 1분기 500만대, 2분기 1000만대의 태블릿 칩을 출하했다. 3분기까지 누적 태블릿 칩 출하량은 3000만대다. 크르자니크 CEO는 “올해 4000만대 출하량 목표 달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면 세계 2위 태블릿 칩 공급업체(1위는 애플)로 올라설 수 있다는 것이 인텔 측의 설명이다.
다만 해당 사업 부문의 적자는 그야말로 ‘눈덩이’다. 3분기 모바일 칩 및 모뎀칩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 그룹의 적자는 10억4300만달러였다. 이 부문은 1분기 9억2900만달러, 2분기 11억2400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3분기까지 누적 적자가 30억9600만달러(3조2800억원)에 달한다. 이 사업부문의 지난해 연간 적자는 31억4800만달러였다. 4분기에도 적자가 확실시되므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적자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ARM칩을 사용하다 자사 칩으로 전환하는 태블릿 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인텔은 이러한 보조금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매출차감(Contra Revenue)’이라는 이름으로 회계 처리하고 있다. 칩 출하량이 늘어나면 적자 역시 불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인텔은 내년에는 매출차감 프로그램을 종료할 것이라며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의 이 같은 전략은 풍부한 자금력을 무기로 점유율을 확보한 뒤 추후 회수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점유율 지속 확대될 듯
인텔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중국 칭화유니그룹에 15억달러를 출자하고 지분 20%를 취득키로 했다고 밝혔다. 칭화유니그룹은 중국 칭화대학이 설립한 칭화홀딩스의 자회사. 칭화유니그룹은 시스템반도체 팹리스인 스프레드트럼 커뮤니케이션과 RDA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스마트폰 및 태블릿에 탑재되는 SoC가 주력 제품이다.
인텔은 이번 제휴를 통해 스프레드트럼 및 RDA와 공동으로 제품을 개발, 판매키로 했다. 우선 내년 하반기 스프레드트럼과 공동 개발한 x86 아키텍처 기반의 신형 모바일 SoC를 내놓을 예정이다. 스프레드트럼은 스마트폰용 모바일 AP 시장에서 퀄컴, 애플, 미디어텍에 이어 점유율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다. 인텔은 지난 5월 중국 록칩과도 협력 관계를 맺은 바 있다. 인텔이 자사 태블릿 칩을 록칩에 제공하고 록칩은 이를 중국 내 고객사에 판매하는 그림이다. 크르자니크 CEO는 “록칩과 스프레드트럼을 통해 인텔 칩 판매가 보다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카테고리6(CAT6) LTE-A 모뎀칩 모듈인 XMM7260의 상용화에 성공한 것도 추후 점유율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XMM7260은 삼성전자 갤럭시알파, 갤럭시노트4에 탑재됐다.
인텔은 2018년까지 태블릿에 탑재되는 모뎀칩 비중이 현재 보다 2배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PC에 탑재되는 모뎀칩도 현재보다 15%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업계에서 모뎀칩 사업을 제대로 하고 있는 업체는 퀄컴 밖에 없다. PC용 칩 시장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가진 인텔이 태블릿 칩 시장 점유율을 성공적으로 확대한다면 퀄컴을 위협할 수 있는 상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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