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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글로벌 IT업계…“쪼개고, 매각하고”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IT업계가 또 다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키워드는 ‘사업 집중’과 ‘경영의 효율성’이다. 여기에 ‘주주의 이익’까지 더해졌다. 한때 ‘엔드-투-엔드’ 솔루션을 외치며 통합을 강조하던 글로벌 IT업체들이 잇달아 회사 분할을 발표함에 따라 IT업계에 당분간 이러한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HP와 시만텍은 성격이 다른 자사의 사업 분야를 2개로 분리한다고 잇달아 발표했다.

HP는 내년 10월까지 개인용 제품의 성격이 강한 PC와 프린터(HP Inc), 서버와 네트워크 , 서비스 등이 포함된 엔터프라이즈 부문(휴렛패커드 엔터프라이즈)으로 회사를 분할한다. 또한 시만텍은 보안 제품과 스토리지 관리 소프트웨어 두 분야로 내년 말까지 분리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두 회사 모두 “각각의 분야에서 각기 다른 시장기회와 도전과제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차별 전략과 집중 투자 등을 통해 유연성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흥미로운 것은 두 회사 모두 그동안 인수합병(M&A)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는 점이다.

HP의 경우 지난 2002년 컴팩 인수를 통해 PC 사업을 확장했다. 250억달러의 인수 이후 이 분야에서 1~2위를 유지하던 HP는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의 급부상에 따른 PC사업의 하락, 수익성 악화 등에 따라 결국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

실제 이러한 사업 분리 계획은 레오 아포테커 전 CEO때 이미 고려됐던 사항이다. 멕 휘트먼 현 CEO가 취임하면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게 됐고, 결국 프린터 사업까지 묶여 3년 만에 실현된 셈이다.

시만텍은 지난 2005년 135억달러에 스토리지 관리 소프트웨어(SW) 업체인 베리타스를 인수하면서 보안과 스토리지 분야에서 시너지를 내고자 했다.

그러나 오는 2018년까지 각각 380억달러(보안), 180억달러(정보관리)로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 변화와 고객의 요구사항은 상이하기 때문에 집중을 위해서는 두 회사로의 분리가 불가피하다는 이유다.

한편 이달 초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도 온라인결제부문인 페이팔을 분사시킨다고 밝혔다. 페이팔 역시 지난 2002년 이베이에 15억달러에 인수된 업체다. 공교롭게도 이베이의 페이팔 인수는 역시 기업분리를 발표한 HP 멕 휘트먼 회장의 작품이었다.

이밖에 IBM은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클라우드 및 빅데이터 분석, 인지컴퓨팅 등에 집중하기 위해 PC사업(2005년)에 이어 최근 x86 서버 사업부를 중국PC기업 레노버에 매각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대형 기업들은 사업 부문을 나눠 운영하는 것이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며 “특히 소비자 부문(B2C)와 기업 대상(B2B)가 얽혀 있는 기업의 경우 전략 면에서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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