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가운데 모바일 메신저 부문에서 특정 사업자(서비스)에 대한 쏠림현상이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새로운 경쟁이나 서비스 창출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모바일 메신저 다음으로 ‘모바일 운영체제(OS)’와 ‘포털 시장’도 경쟁이 제한적인 시장으로 조사됐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점유율 92%)과 마찬가지로 1위 사업자(서비스)인 구글 안드로이드(85.4%)와 네이버(81.5%)가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23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병헌 의원은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기반으로 전문기관에 의뢰·분석한 ICT분야 ‘HHI’ 통계를 공개했다.
HHI(Herfindahl-Hirschman index, 허쉬만·허핀달 지수)는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회사의 시장점유율을 제곱한 값을 합산해 정해지는데, 지수가 낮을수록 기업 간 경쟁이 심한 것으로 평가한다.
전병헌 의원은 ICT 생태계의 경쟁환경 수준 파악을 위해 콘텐츠(C), 플랫폼(P), 네트워크(N), 단말기(D) 등 주요시장 HHI를 분석했으며, 분석 결과 “새로운 인터넷·모바일 플랫폼 사업분야에 쏠림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면서 새로운 경쟁이나 서비스 창출이 어려운 상황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전병헌 의원이 공개한 산업별 HHI는 ▲플랫폼(P) 부분의 모바일 메신저, 모바일OS, 포털 시장과 ▲단말기(D) 부분 단말기 제조시장 ▲네트워크(N) 부분의 이동통신시장 ▲콘텐츠(C) 부분의 음원 시장 6개 분야로 시장집중도는 플랫폼(P)에서 가장 쏠림 현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HHI가 0.849로 이동통신시장보다 2.5배 가까이 높게 나올 정도로 쏠림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는 1위 사업자 카카오톡이 92%의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에 기인한다.
단말기(D) 시장의 현재 HHI는 0.478로 나타났으나 3위 사업자 팬택(8%)의 법정관리로 향후 삼성(65.7%), LG(18.8%)중심의 집중 현상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게 전 의원의 설명이다.
또 네트워크(N)의 이동통신시장은 HHI 0.381로 1위 SK텔레콤(50.1%)과 2위 KT(30.1%), 3위 LGU+(19.8%) 3개 사업자가 경쟁하는 시장으로 나타났으며 콘텐츠(C) 음원시장은 HHI 0.340으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으로 확인됐다.
전병헌 의원은 “HHI지수 1은 독점시장을 의미하는데 모바일 메신저, 모바일 OS, 포털 시장의 HHI지수는 1에 근접하고 있다”며 “지난해 공정위가 네이버의 ‘갑의 횡포’를 조사한데 이어 현재 ‘카카오톡’의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도 조사를 수행하는 상황이다. 향후 시장 집중도가 더 심각해질 경우 불공정 행위에 대한 우려도 같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서 전 의원은 “이동통신시장에만 국한된 경쟁상황평가로 인해 ICT 생태계의 경쟁현실이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뒤 “ICT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규제보다는 다양한 지원정책을 대폭 확대함으로서 ICT 새로운 서비스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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