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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보조금 대란설 확산…방아쇠, 누가 왜 당길 것인가?

- KT·미디어로그·SKT·팬택, 주목도↑…9월 대란, 정부 책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이동통신시장에 ‘9월 대란설’이 퍼지고 있다. 9월 대란설의 요지는 통신 3사가 9월 치열한 스마트폰 보조금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근거는 세 가지다. 10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을 앞두고 통신 3사가 마지막 가입자 확대 경쟁을 본격적으로 치를 것이라는 전망과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석을 전후로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에 영업정지를 취한 것 그리고 방통위가 상반기 사업정지 기간 통신 3사의 위법 행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한 점이다.

상황만 놓고 보면 9월 대란설은 상당히 믿을 만하다. 단통법이 시행되면 통신사가 보조금으로 가입자를 유인하는 행위가 쉽지 않아진다. 그동안 보조금은 가입자 모집과 방어의 가장 손쉬운 도구였다. 영업정지도 정부의 정책의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 왔다. 초반은 조용했지만 후반은 과열로 끝났다. 이번 영업정지 역시 기존 제재 기간 위반을 반복해 내려진 처벌이다. 지난 21일 방통위는 통신 3사에 영업정지 대신 과징금을 부과했다. 오는 10월 단통법 시행 이전 위법 행위를 처벌키 어렵다는 의사도 피력했다. 일종의 행정공백 이다.

하지만 9월 보조금 전면전이 일어날지는 미지수다. 통신 3사는 지난 2개월여 동안 마케팅 경쟁을 자제했다. 또 상반기 실적이 좋지 않다. 공세로 전환하면 하반기 실적까지 위험하다. 이 시장은 누군가 방아쇠를 당기면 전부 따라온다. 방아쇠를 당기지 않으면 눈치만 본다. 결국 단통법 시행 남은 한 달여 화약고에 불이 붙을지 여부와 불을 붙이는 쪽은 누구인가가 관건이다.

9월 주목해야 할 대상은 4곳으로 압축된다. ▲KT ▲LG유플러스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 미디어로그 ▲SK텔레콤 ▲팬택이다.

KT는 이번 제재 적용을 받지 않는다. KT는 달리려고 마음을 먹으면 언제든지 출발이다. KT는 여전히 이동통신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입자가 떠나고 있다. 알뜰폰이 방어를 하고 있지만 알뜰폰 비중이 늘어날수록 매출은 하락한다. 통신 3사 순차 사업정지에 힘입어 지난 5월 반등했지만 6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LG유플러스 SK텔레콤 각각 1주일 영업정지는 이를 만회할 호기다. 다만 실적 부진으로 실탄이 부족한 것이 흠이다.

알뜰폰도 이번 제재에서 자유롭다. 미디어로그는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다. LG유플러스는 미디어로그가 점유율 20% 달성의 히든카드가 될 것으로 여기고 있다. LG유플러스 영업정지도 미디어로그는 상관없다. 업계에 따르면 미디어로그는 시장 진출 한 달여 만에 1만명 가까이 가입자를 모았다. LG유플러스 대리점이 미디어로그 상품을 팔고 있다는 의혹에 휩싸인 것은 부담이다. 통신사의 알뜰폰 자회사는 모회사 유통망을 이용할 수 없다. 공정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정부의 규제 탓이다.

SK텔레콤이 도화선을 당긴다면 SK텔레콤의 영업정지가 끝나는 9월17일 이후다. SK텔레콤은 점유율 50%를 마지노선으로 여기고 있다. 깨진다면 뛰어들지 않을 수 없다. 지난 5월20일부터 6월13일까지 과열 경쟁에서 과열주도사업자로 꼽힌 것 역시 50%를 지키기 위해 보조금을 살포했기 때문이다. 영업정지는 선공보다 후공이 유리하다. SK텔레콤은 9월11일부터 17일까지 영업정지를 어떻게 버틸 수 있을지가 문제다. 그러나 이 기간 50% 점유율이 깨지지 않으면 SK텔레콤이 나설 이유도 없다.

팬택발 대란은 팬택이 주도하는 것은 아니다. 팬택은 자금난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통신사가 제품을 사줘야 생존이 가능하다. 통신사가 팬택 제품을 사려면 재고가 없어야 한다. 재고를 치우는데 보조금만한 것이 없다. 전쟁이 벌어진다면 무기로 팬택 제품을 쓸 가능성이 높다. 변수는 9월 삼성전자와 애플의 신제품이다. 양사 신제품 출시에 앞서 전체 제조사 재고 조정이 불가피하다. 다른 제조사가 적극적 재고 축소에 나선다면 팬택폰뿐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스마트폰도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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