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통신업계의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사업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집전화는 이동통신이 대체한지 오래됐고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등은 더 이상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동통신 시장도 포화상태기는 하지만 LTE 전환 및 무제한 등 고가요금제가 인기를 끌며 매출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유선 사업의 부진은 끝이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2분기 KT의 유선수익은 1조408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6% 감소했다. 특히 유선전화는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2분기 매출은 66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8%나 감소했다. 2007년까지만 해도 KT의 유선전화 분기매출은 1조원이 넘었다. 이제는 화려한 옛 이야기일 뿐이다. 보완역할을 해야 할 인터넷전화(VoIP) 가입자도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다. 초고속인터넷 매출도 정체다. 2분기 439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대비 0.6% 감소했다.
SK브로드밴드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217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 감소했고 집전화 매출은 389억원으로 무려 21.6%나 줄었다. LG유플러스 역시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정체, 인터넷전화 매출은 감소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내리막길을 걷는 유선사업이지만 부진을 해소할 만한 뾰족한 해법은 없다. 그저 초고속인터넷을 중심으로 결합상품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하지만 결합 할인율이 커지면서 이익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의 경우 통신3사 모두 가입자는 증가했지만 매출이 감소한 이유는 결합할인율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가입자, 매출은 감소추세지만 투자까지 같은 곡선을 그리는 것은 아니다. 통신서비스 특성상 지속적인 망의 진화를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는 필수다.
KT는 올 2분기 유선부문에 2556억원을 투자했다. 무선 2061억원에 비해 더 많다. 기가인터넷 사업을 추진하면서 투자비가 늘어났지만 빠른 인터넷 속도가 더 많은 매출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기가인터넷을 구축한 아파트 등에서 요금은 기존 인터넷 요금과 동일하거나 프로모션 등으로 오히려 더 싼 경우도 있다.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도 향후 기가인터넷 투자를 본격화할 때 투자에 대한 고민이 커질 전망이다.
통신사들의 유선사업 중 희망은 그나마 IPTV다.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모두 IPTV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KT는 3292억원으로 12.7%, SK브로드밴드는 1142억원으로 43%, LG유플러스도 50.9% 늘어난 904억원의 매출을 거두었다.
그렇다고 IPTV의 미래가 밝은 것만은 아니다.
그동안 IPTV는 신규 서비스 특성상 수년간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났지만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은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익성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KT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인회 전무는 “KT의 미디어 콘텐츠 부문은 모바일과 결합해 신규 가입자 유치에 기여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KT 단독 인터넷TV(IPTV)만 보면 매출은 증가하지만 콘텐츠 수급 비용 부담으로 이익실현을 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결국, 미디어 사업 부문의 성장이 유선전화 등 전체 유선매출 감소를 메우기에는 크게 부족한 상황이어서 또 다른 성장동력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기업시장, 컨버전스, 최근 ICT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사물인터넷(IoT) 등도 해법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끝없이 부진한 유선사업에서 통신3사가 어떤 탈출구를 찾을지 관심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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