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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으로 암 환자 치료 돕는다”…중앙대병원 교수팀-게임사 공동 개발

- 한콘진 연구과제 통해 ‘알라부’ 제작, 게임 통해 암 치료 순응도 높여
- 장정순·한덕현 교수팀-시엘게임즈 개발…넥슨, 서버 구축비용 지원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암 환자가 자신의 의학적 상태와 같은 온라인게임 속 아바타를 설정하고 의사가 준 퀘스트(Quest, 임무)를 수행하면서 암 치료를 이해하고 자신의 몸 상태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든 기능성 소셜게임이 나왔다. 유방암 치료를 위해 만든 ‘알라부(I Love Breast)’가 그것이다.

15일 중앙대학교병원(원장 김성덕)은 혈액종양내과 장정순 교수와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 교수가 한국콘텐츠진흥원 연구과제를 통해 씨엘게임즈(CLGamez)와 공동으로 암 환자의 항암치료 향상을 위한 기능성 소셜게임 ‘알라부(I Love Breast)’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게임업체 넥슨이 알라부 클라우드서버 구축 비용 전액을 지원했다.

중앙대병원 교수팀은 암 환자가 오락의 일종인 게임을 통해 치료의 필요성을 인식케 하고 부작용에 대처하는 방안을 습득하도록 목표했다. 또 기능성게임을 통해 암 치료의 순응도 및 삶의 질을 향상시켜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알라부’를 개발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알라부는 어떤 게임?=‘알라부’는 항암 치료와 관련된 콘텐츠나 아이템에 설명을 도입해 게임 내 구현된 각각의 콘텐츠가 항암 치료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쉽게 이해하고 실 치료 생활에 응용이 가능하도록 개발된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게임 상의 캐릭터 생성 시 실제 환자가 적용받는 항암제와 약품들로 구성돼 환자들이 치료 프로그램을 이해하기 쉽게 유도했으며 모든 약들에 알람 기능을 제공, 정확한 시간에 복용하도록 설정했다. 제때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아바타에 페널티가 부과된다.

예를 들어 탁솔을 먹으면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게임 속에서 모자나 두건을 써야 한다. 이용자가 모자나 두건을 사기 위해서는 러닝머신을 뛰어 코인을 얻어야 하는 미션 기능 등을 게임에 적용했다.

이밖에도 암 환자 친구들에게 메시지나 선물을 보내는 등의 소셜 기능을 적용해 비슷한 환경의 사람들끼리 정보교환과 유대감 증진으로 정신적인 안정에 도움을 주도록 개발했다.

또 친구 사이에 메시지나 선물을 주고받는 활동으로 소셜 포인트를 획득하고 이를 통해 특별한 아이템 구입을 할 수 있도록 제작해 게임 몰입감을 높이고 소셜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중앙대병원 장정순 혈액종양내과 교수(왼쪽), 한덕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중앙대병원 장정순 혈액종양내과 교수(왼쪽), 한덕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알라부, 이용자 호응 나타나…만성질환자 치료에 응용 전망=교수팀은 ‘알라부’ 게임을 실제 유방암 항암치료중인 환자에게 적용해 사전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환자 대부분이 게임 내용을 쉽게 이해하고 재미를 느꼈으며 ▲게임을 통해 항암치료제 약 복용에 도움을 받았으고 밝혔다. 또 ▲환자들이 암 치료 과정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전달받아 암 치료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게임을 다른 환자에게도 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알라부’ 게임은 거의 모든 환자의 분포가 여성층인 유방암의 특성상 30~50대 여성들이 가장 많이 즐기고 선호하는 장르인 소셜게임을 채택했다. 게임 플레이 기간을 실제 항암 치료와 같은 주기인 3주로 정하고 치료 과정을 습득하도록 했다.

중앙대병원 외과 김범규 교수는 “‘알라부’ 게임은 암 환자인 유저에게 실제 처방된 항암제, 구토 정도, 건강 수치를 게임 아바타 캐릭터에게 설정이 가능하게 한 점이 특징”이라며, “이는 수술 전후에 있을 항암 치료간의 주요 지표들을 백분율로 보기 쉽게 표시하여 의사와 환자가 쉽게 현재 자신의 캐릭터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해, 실제 다양한 암환자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데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장정순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알라부 게임을 유방암 항암치료 중인 환자들에게 적용한 결과 항암치료에 대한 순응도를 높일 수 있었으며, 환자들의 게임에 대한 몰입과 지지를 높이는 방안으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덕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번 유방암 환자에게 적용해 나타난 긍정적인 반응과 교육 효과를 바탕으로 타 진료과목으로 확대해 암 환자뿐만 아니라 장기간 치료를 요하는 만성질환자에서의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는데 응용이 용이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개발된 ‘알라부’ 게임은 지난 3월 전국암학회포럼에서 정식으로 공개해 시연 발표를 했다. 앞으로 중앙대병원을 비롯한 국내 대학병원 혈액종양내과 병동에서 암환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순응도 연구를 시행한 뒤, 영문 버전을 개발해 조만간 미국 유타대학 암센터에서 공동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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