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홍 한국게임학회장, 규제 추진에 우려 표시…“대한민국 아성 무너져”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게임이 한류열풍을 이끄는 가장 으뜸 산업인데 규제일변도로 가게 된다면 산업이 소멸된다. 한 학문(게임)에 매진해 열심히 살아온 학자들이 너무 억울하다. 그걸 배우겠다고 덤벼든 학생들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이재홍 한국게임학회(www.kcgs.or.kr) 회장<사진>이 24일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대회의실에서 게임기자연구모임이 마련한 공동 인터뷰를 통해 현재의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 학회장은 지난달 서강대학교에서 개최한 학회 신년회를 통해 새로운 학회 모델을 제시한 바 있다. 연구 중심의 학회 운영에서 벗어나 외부로도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이다. 학회는 신년회 자리에서 게임 관련 협단체들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게임을 문화 콘텐츠로 확고하게 인정받겠다는 각오를 내비친 바 있다.
이 학회장은 “이전까지 학자는 조용하게 연구자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러한 전체적인 (규제) 상황을 봤을 때 총대를 멜 사람이 없었다”며 7대 학회장으로 나선 이유를 밝혔다.
그는 현재 추진 중인 게임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대한민국의 (게임강국) 아성이 순식간에 다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 뒤 “이미 중국에 역전돼 있지 않나. (중국은) 정부에서 지원해주고 장려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다”며 정부와 국회를 질책했다.
이 학회장은 게임업계에 대한 쓴 소리도 잊지 않았다. 규제를 받게 될 업계가 오히려 대외 활동에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게임학회의 원래 계획은 회장단과 집행부 반반해서 반은 학계, 반은 업계 그런 식으로 가려고 구도를 짰다”면서 “그런데 업계가 여기에 동감하고 공감한다 얘기하면서도 표면적으로 나서는 것은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이 학회장은 “개인적으로는 업계와 친하게 지내왔는데 업계와 일하기는 참 힘들다”며 산학 협력에 대한 애로사항을 전했다. 그는 “업계가 두려워하고 되도록 말을 아끼고 있으나 동참해줬으면 한다. 오히려 중소기업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시는 분들이 있다”며 업계 주요 사업자들의 태도 변화를 주문했다.
이 학회장은 게임 규제에 대응한 학회의 주된 활동으로 오는 6월 개최를 앞둔 ‘게임포럼’을 꼽았다. 학회 신년회에서 여러 학술단체, 언론 등과 MOU를 맺은 이유도 포럼 개최를 염두에 둔 것이다.
이를 통해 이 학회장은 규제 일변도인 게임 정책에 대한 대안은 물론 게임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제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포럼을 제대로 하고 싶다”며 “분과활동을 통해 아웃풋(성과)을 내고 일회성이 아닌 연구를 해서 포럼으로 나가는 시스템을 갖추고자 판을 벌인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어서 이 학회장은 “진정한 게임을 위해서 착하고 즐거운 게임을 위해서 게임회사도 질주하는 그런 노력이 필요한 때”라며 “스마트패드와 스마트TV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기능성 게임들이 많이 나오고 좋은 게임으로 갈 수밖에 없다. 학습용 게임 시장이 굉장히 커진다”고 전망했다.
덧붙여 이 학회장은 “게임을 고급화된 문화로 끌고 가야 업계도 산다. 글로벌 시대에 제2의 전성기를 위해 그런 부분으로 끌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학회장은 게임스토리텔링에 일가견이 있는 국내 대표적 학자다. 이 분야에서 12년간 연구 활동을 해왔다. 그는 전자공학도였다가 소설가가 되기 위해 국문학을 배웠고 다시 문화를 공부하기 위해 일본 도쿄대 유학길에 올랐다. 도쿄대에선 종합문화를 10여년간 공부하고 국내에 돌아왔다. 현재 정착한 곳은 서강대 게임교육원으로 이곳에서 전임교수를 맡아 후학들을 양성해왔다. 곧 모교인 숭실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이직을 앞두고 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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