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반기 성수기 효과 극대화 위한 전략…위기 판단 아직 일러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 위기론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영 환경 변화뿐 아니라 사업 부진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2분기 예상 실적도 좋지 않다. 삼성전자가 이대로 침체의 늪에 빠질지 바닥을 치고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열쇠는 여전히 모바일 사업이 쥐고 있다.
8일 삼성전자는 2014년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 52조원 영업이익 7조2000억원을 예상했다. 충격 실적이다. 시장 기대치를 채우지 못했다. 삼성전자 실적 급락은 정보기술 및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IM)부문, IM에서도 모바일 사업 부진 탓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모바일 사업 현황과 전망을 설명하는 자료를 같이 배포했다. 이례적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잠정 실적 발표 때 사업 세부 내용에 대한 자료를 전혀 공개치 않아왔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부진 원인을 ▲환율 ▲재고 ▲무선 부진에 따른 부품 축소 등을 꼽았다. 결국 환율과 모바일 때문이라는 뜻이다. 모바일 비중이 너무 커진 것이 전체 회사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이제 관건은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 위기가 일시적인지 구조적인지다. 일시적일 경우 반등이 가능하다. 구조적일 경우 상당기간 실적 부진은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사업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을 견인하고 있다. 모바일이 잘 되면 부품도 잘 되고 모바일이 안 되면 부품도 안 된다. 가전이나 신수종사업이 전체 회사를 끌고 가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8900만대 스마트폰을 공급했다. 전기대비 3.4% 전년동기대비 28.2% 많다. 스마트폰 시장서 1분기는 비수기 4분기가 성수기다. 더구나 1분기 삼성전자는 특별한 신제품이 없었다. ‘갤럭시S5’는 2분기 신제품이다. 1분기는 ▲갤럭시S4 ▲갤럭시노트3 등과 중저가 모델 위주로 납품했다.
태블릿은 태블릿대로 어려웠다. 삼성전자는 “2~3년 교체 주기가 정착화된 스마트폰과 달리 사업자 보조금 효과가 미미해 교체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5~6인치 스마트폰 판매 확대가 7~8인치 태블릿 수요를 잠식하는 등 전반적인 시장 수요 부진으로 인해 판매 감소가 예상 대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분기 부진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로 보는 편이 합당해 보인다. 재고 처리가 되지 않은 상황서 물량 공급은 더 큰 화를 부른다. 대부분 휴대폰 기업이 이렇게 망했다.
2분기 실적 방어를 위해 공급을 늘렸다면 연간 실적까지 위협을 받을 수 있었다. 재고를 우선 처리해야 신제품도 넣을 수 있다. 재고 처리를 위한 마케팅비는 연간 실적 방어를 위한 밑밥이다. 수익성의 경우 한국 시장이 통신 3사 사업정지로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한 것을 감안해야 한다. 국내 제조사는 매출 비중 대비 국내 수익성이 높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통신사로 하는 공급(Sell-in)이 아닌 통신사가 삼성전자 제품을 소비자에게 판매(Sell-out)하는 기준으로 보면 1분기와 2분기 수량이 비슷했을 것으로 여겨진다”라며 “판매 없이 공급을 늘리면 결국 하반기 성수기에 재고 때문에 성적을 내지 못하는 것이 휴대폰 업계의 일반적 사례”라고 분석했다.
태블릿은 아직 교체주기 등이 명확치 않은 시장이다. 삼성전자가 다양한 크기 다양한 가격대 제품을 운영하는 것은 여전히 어떤 한 방향으로 시장이 규정되지 않아서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보다는 내년을 세계 1위의 해로 잡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하반기 기대주로 ▲스마트폰 ‘갤럭시노트4’ ▲태블릿 ‘갤럭시탭S’ ▲입는(wearable, 웨어러블) 기기 ‘기어라이브’를 꼽았다. 갤럭시S5 역시 3분기가 성공 여부를 판가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 위기 여부도 올해 전체 실적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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