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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유통망에 힘쓰는 삼성전자, 핵심은 ‘프리미엄’


- 북미 4대 유통망에 프리미엄 매장 구축까지
- 기술력과 브랜드 결합 결과물 조금씩 나오고 있어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삼성전자가 북미와 유럽의 가전 유통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시장은 규모도 규모이지만 오는 2015년 전 세계 생활가전 1위 달성을 위해서라도 꾸준한 공략이 필요하다. 그 동안 TV를 중심으로 한 흑색가전에서는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지만 생활가전의 경우 아직 갈 길이 멀다.

먼저 북미에서는 4대 가전 유통망 확보에 주력해왔다. 지난 2003년 북미 전자제품 전문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 진출을 시작으로, 2005년 주택자재 대형 유통업체인 로우스와의 전략적 제휴에 이어 2007년에는 대형 백화점 시어스와 연을 맺었다. 이후 2012년 마지막 퍼즐인 홈데포와 생활가전 제품 공급 제휴를 통해 북미 4대 가전 유통망에 모두 발을 들여놓게 됐다.

유럽에서는 그 동안 전략적 관계를 맺어온 프랑스 최대 유통망인 다띠에 상업용 디스플레이(LFD)와 태블릿을 매장에 설치해 소비자가 편리하게 제품 정보를 알아보고 구매할 수 있는 ‘프리미엄 디지털 매장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

프리미엄 매장 구축은 북미에서도 중요한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앞서 4대 가전 유통망을 확보한 것도 결국은 프리미엄에 신경을 쓰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달 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 미트패킹에서 ‘셰프컬렉션 풀라인업’ 발표와 함께 새로운 매장 전시 방식인 ‘센터스테이지’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센터스테이지는 85인치 울트라HD(UHD)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와 첨단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가 공간의 제약 없이 많은 제품의 외관과 내부 디자인 등을 초고화질의 실물 크기로 살펴보고 가상의 설치 환경까지 체험할 수 있는 매장 혁신 프로젝트이다. 매장의 공간 제약으로 일부 제품만 진열되거나 전시 제품 교체에 소요되는 제반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어 기존 가전업계의 매장 관리 시스템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센터스테이지를 연내에 베스트바이, 홈데포, 로우스, 시어스를 포함해 유럽 등 선진시장에 선보이고 향후 단계별로 신흥국까지 확대 도입할 계획이다.

북미와 유럽에서 가장 주력하는 제품이 주방가전이라는 점에서 프리미엄 디지털 매장 구축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전 세계 주방가전을 포함한 빌트인 시장 규모는 약 50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전체 가전 시장의 1500억 달러의 30%가 넘는 수치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인지 소비자가전(CE)부문 윤부근 대표는 “주방가전은 규모가 큰 시장이며 프리미엄 부문은 대단한 잠재력을 갖고 있어 주방가전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5개의 라이프스타일리서치랩을 출범했으며 가구는 물론 유통 업체와도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생활가전을 위한 별도의 프리미엄 매장 구축에 매진하는 이유는 또 있다. 힘의 집중을 위해서다. 이 시장에서 대표적인 경쟁사인 독일 밀레의 레인하르트 진칸 회장도 이 부분은 언급한바 있다. 그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생활가전 뿐 아니라 TV, PC, 스마트폰 등을 하나의 유통망으로 판매하고 있다”며 “많은 종류의 제품을 판매할 수 있지만 특정 제품군에 집중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결국 삼성전자가 추진하고 있는 프리미엄 매장 확대는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봐야 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생활가전 1위 달성을 위한 조건으로 브랜드와 기술력을 꼽고 있다. 단순히 좋은 제품을 가지고 있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최고’라는 단어가 붙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점에서 ‘WW9000’이나 ‘셰프컬렉션’ 등은 올해 꾸준히 눈여겨볼만한 제품이다. 브랜드뿐 아니라 기술력이라는 측면에서 최고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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