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브라운관(CRT)에서 플라즈마디스플레이(PDP),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이르기까지 지난 수십 년 동안 TV 시장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TV 시장은 어려움을 겪었다. 2년 연속으로 역성장을 기록한 것.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작년 전 세계 TV 출하량은 2억243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5.9%가 줄었다.
제품별로는 CRT와 PDP TV 감소가 눈에 띈다. 이와 함께 LCD TV 출하량도 2억698만대로 1.3% 줄었다. PDP TV는 990만대로 24.4%, 브라운관 TV는 741만대로 51.6% 급감했다. 일반적으로 CRT TV가 줄어들면 LCD TV가 늘어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성장시장은 물론 선진시장도 동반적으로 불황의 여파를 받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교체수요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TV 업계에서는 커브드(곡면), 울트라HD(UHD), 스마트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곡면과 UHD이다.
◆UHD가 주력, 40인치 이상 대형화면에도 기대=먼저 기대를 걸고 있는 UHD TV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도 되지 않는다. 더구나 성장시장은 아직까지 HD나 풀HD와 같은 LCD TV가 주력이다. 다만 6월부터 브라질 월드컵이 예정되어 있어 예년에 비해 그나마 시장 상황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전 세계 TV 시장이 예전처럼 급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올해는 역성장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위주의 제품이 수익성을 높이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4년 전체 TV 수요는 작년보다 2.3% 상승한 2억2230만대로 예상되며 제품별로는 LCD TV 전년 동기 대비 4.7% 상승한 2억1751만대, PDP TV는 같은 기간 동안 47.6% 하락한 540만대 등으로 전망된다.
UHD TV도 일단 분위기 자체는 나쁘지 않다. IHS에 따르면 지난 3월 전 세계 UHD TV 패널 출하량은 약 110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 38만4300대보다 세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전년 동기 출하량은 15만대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변화다. 올해 UHD TV 패널 출하량은 지난해 310만대보다 훨씬 많은 152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전체 LCD TV 패널 시장의 6%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UHD TV 패널 출하량은 전체 TV 패널 시장보다 더 빨리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UHD 패널의 2018년 수요는 올해 대비 350% 증가한 6840만대로 전망된다.
UHD TV와 달리 곡면 TV는 시장 주류로 자리 잡기 위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곡면 TV는 2015년 332만대, 2016년 564만대, 오는 2017년까지 608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곡면, OLED는 조금 더 기다려야=곡면 TV를 가장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업체는 역시 시장 1‧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다. UHD TV 시장에서 중국 업체에게 선수를 빼앗긴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기술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곡면 TV로 승부를 내겠다는 것이 핵심 골자다. 곡면 TV 기술만큼은 중국 업체와 비교해 1년 가량 더 앞선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다만 곡면 TV는 현재까지 나와 있는 제품으로 살펴봤을 때 49인치 이상 대화면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절대적인 물량이 존재하는 40인치 초중반은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일정 부분의 프리미엄을 안고 가고 싶어 하는 한국 업체는 적극적이지만 해외의 경우 곡면 TV의 물량을 크게 보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3D를 감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3D TV가 필요하지만 곡면 TV는 이런 부분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사용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또 다른 성장동력으로 평가받는 OLED TV의 경우 업체간 전략에 다소 차이가 있다. LG전자는 WRGB 기반의 OLED 기술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만년 2위에서 시장 선두로 올라서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관건은 가격이다. 아직까지 OLED 기반의 UHD TV가 나오지 못한 상황이고 풀HD라 하더라도 LCD TV와 비교해 가격이 비싸다.
이런 이유로 삼성전자는 수율 개선 및 원가 축소 작업이 확실하게 이뤄진 후에 OLED TV를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소니는 아예 관련 기술 개발을 보류한 상태다.
따라서 올해 TV 시장은 UHD와 곡면이 얼마나 시장에 안착되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여기에 중국이 세계 최대의 UHD TV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현지 업체와의 경쟁 구도가 어떻게 펼쳐질지도 꾸준히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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