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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다시 뛰는 가전①] 생활가전 2014년이 혁신의 해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2014년은 생활가전 업계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후반부터 이어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유럽발 경제위기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회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생활가전사업은 전통적으로 해당 지역의 경제상과 맥을 같이 한다. 경제발전 고도기에 접어들면 급속한 성장을 보이다가 이후에는 평행선을 긋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도 1970~1990년대 중반까지 생활가전사업이 큰 호황을 맞은바 있다. 지역별로 터줏대감이 존재하고 문화적, 사회적인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것도 특징이다.

산업 자체의 발전 속도로 보면 시장성장률이 다소 정체되어 있으나 스마트가전, 정수기, 로봇청소기 등 라이프스타일 변화 및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등의 사회 트렌드에 따라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 이런 점에서 경제적‧산업적인 티핑포인트(갑자기 뒤집히는 시기)가 올해 이후에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회복세, 프리미엄‧지역별 특화전략에 몰두=먼저 삼성전자, LG전자는 오는 2015년 전 세계 생활가전 1위 달성을 목표로 내건 상태다. 두 업체는 제품 포트폴리오가 엇비슷한데다 30년 넘게 라이벌 구도를 이어오고 있어 피할 수 없는 경쟁이 예고된 상태다.

TV를 제외한 순수 생활가전에서 냉장고는 삼성전자, 세탁기는 LG전자가 다소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프리미엄화 추진 전략의 경우 삼성전자가 ‘지펠 T9000’, ‘셰프컬렉션’ 등을 앞세워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으나 선진시장에서의 반응은 조금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LG전자는 서유럽과 중남에서의 선전에 탄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집중할 시장은 확실히 집중하면서 허리라인, 그러니까 중저가를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가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성패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중장기적으로 최대 시장 가운데 하나인 유럽에서의 빌트인 공략과 지역별 성장시장에서의 연착륙이 필수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작년 6% 성장했던 생활가전 시장은 올해 6.7%, 내년에는 7.5%로 성장률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덕분에 시장 규모도 2013년 3814억달러, 2014년 4071억달러, 오는 2017년에는 5038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유럽은 친환경,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소형 백색가전 활성화, 그리고 서유럽 시장 정체 및 동유럽의 성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서유럽은 개인 주택경기의 회복세에 따라 대형 백색가전, 특히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여 프리미엄 생활가전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높은 동유럽은 소형 백색가전과 함께 에어트리트먼트, 그러니까 에어컨과 같은 공조기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공조기 시장은 규모와 가치 측면에서 각각 4%, 7% 연평균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도 유럽과 마찬가지로 완연한 경제 회복세에 접어든 상태다. 특히 프리미엄 시장에서 삼성전자, LG전자가 상당한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어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상당한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과 마찬가지로 주방가전은 경쟁사와 비교해 열세이므로 이 부분을 어떻게 개선할지가 관건이다.

◆스마트가전 업체별 구체화된 전략은 지금부터=올해 주목할 생활가전 이슈는 단연 ‘스마트가전’이다. 이 분야에서도 우리나라 업체가 상당히 앞서 있으나 제너럴일렉트로닉스, 월풀 등도 각자 나름대로의 장점을 내세워 새로운 시대를 대비하고 있어 방심은 금물이다.

그 동안 스마트가전은 10년 이상 활성화되지 못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생활가전사업 자체가 흐름이 느리다보니 발생한 현상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스마트가전이 시작된다고 하더라도 대중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다만 3~5년 정도면 프리미엄 모델 상당수가 스마트가전 기능을 지원할 것으로 보여 지금부터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각 업체가 추구하는 스마트가전의 핵심은 결국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이다. 각자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예컨대 삼성전자 스마트가전 ‘삼성 스마트홈’은 개발자 생태계 구축에 무게가 실려 있다. 외부 업체와 스마트홈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에도 본격 나서 플랫폼을 개방하고 다양한 운영체제(OS)를 지원해 산업계 전반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게 했다.

GE는 솔루션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스마트그리드, 조명, 수도 등에 광범위하게 걸쳐 스마트가전을 적용하고 있다. 제품 자체로 움직이기보다 플랜트, 그러니까 집안 전체에 걸쳐 탄탄한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이대로라면 주요 생활가전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충분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

시장조사업체 지프라임 리서치&컨설팅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가전 시장은 지난 2011년 31억달러에 그쳤지만 내년에는 152억달러로 이 기간 동안 5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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