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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인가제 완화될 듯…KT-LGU+ “시기상조”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이동통신요금 인가제도 폐지를 놓고 선발사업자인 SK텔레콤과 KT-LG유플러스간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SK텔레콤은 경쟁이 충분히 활성화된 만큼, 규제가 필요없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후발사업자들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는 12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대회의실서 '통신요금규제 개선 로드맵 수립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KT의 시내전화와 SK텔레콤의 이동전화에 한해 요금인상 또는 신규요금 출시 경우 정부의 인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나머지는 신고사항이다.

요금인가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유일한 억제장치다. 하지만 인가제는 요금인상 억제 수단으로서의 기능은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인가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약탈적 요금제를 내지 못하게 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지만 시장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으며 폐지 여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날 변정욱 KISDI 통신전파연구실 실장은 발제를 통해 적용할 수 있는 대안을 소개했다.

변 실장이 제시한 안은 ▲인가제 유지 ▲인가제 보완 ▲인가제 폐지 및 신고제 보완 ▲완전 신고제 전환 ▲신고제 폐지 등 5가지다.

이 중 당장 적용가능한 것은 인가제를 보완하거나 인가제 폐지 및 신고제 보완이다. 인가제 폐지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완전신고제 전환과 신고제 폐지는 아직 시기상조이기 때문이다. 반면, 현행 인가제 유지는 후발사업자들이 주장하고 있다. 인가제라는 고삐가 풀리면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발제 이후 토론에서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간 입장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SK텔레콤은 인가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후발사업자들은 시기상조를 외쳤다.

하성호 SK텔레콤 상무는 "인가제는 나름의 성과가 있었지만 사업자간 서비스 경쟁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많다"며 "변화된 시장환경, 이용자 편익을 위해 신고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상무는 "인가제가 폐지되면 약탈적 요금제로 후발사업자가 퇴출될 것이라고 우려하는데 지금처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는 약탈적 요금제를 내놓기 어렵다"며 "오히려 보조금 지급보다는 건전한 요금경쟁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 상무는 "기존 요금제에서 요금을 내리면 신고제가 적용되지만 신규 요금상품은 모두 인가를 받게 돼있다"며 새로운 시장상황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 및 알뜰폰 사업자는 인가제 유지를 주장했다.

김충성 KT 상무는 "인가제는 시장에서 유일한 지배력 억제 장치다"라며 "지배력이 사업자와 이용자, 결합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는 상황에서 폐지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는 "SKT가 많은 가입자를 기반으로 후발사업자를 배제하는 상품들을 내놓았다"며 "인가제가 폐지되면 부당행위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알뜰폰 업계를 대표해 참석한 김홍철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회장도 "경쟁상황이 개선되지 않았다"며 "알뜰폰이 더 활성화되고 단말기유통법이 정착된 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의견이 엇갈리듯 학계와 시민단체 의견도 엇갈렸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인가제 폐지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피력한 반면, 신종원 YMCA 실장은 인가제 폐기가 "아주 당연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토론회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미래부는 이달 중 최종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이날 토론회를 비롯해 각계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지만 '인가제 보완', '인가제 폐지 및 신고제 보완' 두 가지 대안 중 하나가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김주한 통신정책국장은 "시내전화는 오히려 점유율이 훨씬 더 높지만 인가제를 폐지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며 "문제는 이동통신"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현행 그대로 유지하기는 그렇고 단계적으로 규제를 완화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2안, 또는 3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며 4안, 5안(신고제 전환, 신고제 폐지)까지 가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채수웅 기자>woon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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