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법원이 또 다시 이동통신 요금 원가 산정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림에 따라 관련 자료의 실제 공개가 이뤄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고법 행정4부(부장판사 성기문)는 6일 참여연대가 방송통신위원회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가 산정을 위해 필요한 일부 자료를 공개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지난 2012년 9월 서울행정법원은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지만 방통위와 통신사들이 항소했지만 이번에도 같은 결론이 내려져 통신요금 원가 자료 공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법원의 판결로 통신요금 원가 공개를 비롯해 요금인가제도에 대한 대폭적인 손질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관련 정책 관할 부처는 미래창조과학부다.
일단 미래부는 법원의 판단에 대해 검토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판결문을 받아보고 종합적으로 검토해 입장을 결정해야 한다"며 "통신사와는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법원의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원가를 공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먼저 법원의 판단을 받아본 이후에 다음 부분을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최 장관은 자료공개를 요구하는 국회의원들에게 처음에는 공개하겠다고 했다가 다시 번복하면서 혼선을 부추킨 바 있다. 법원 판단 이후 생각하자는 것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됐었다. 이번에도 법원이 원가자료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린 만큼, 더 이상 미래부가 자료공개를 거부할 명분은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미래부 관계자는 "구체적 판결내용을 검토해봐야 하겠지만 전향적인 정책방향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만약 원가자료 공개가 이뤄질 경우 넓계는 요금인가제도 폐지 등 요금정책 전반에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원가자료가 요금인가제도의 근거가 되는데다 최문기 장관이 요금인가제도에 대해서도 "제도개선을 연구한 다음 요금인가제 폐지를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인가제도 폐지는 시장지배적 사업자 견제 또는 소비자 후생에 역행한다는 등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을 계기로 인가제도 역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요금인가제도는 대표적인 유효경쟁정책이다. 접속료도 차별이 사라지는 마당에서 그남아 남아있는 유효경쟁정책인데 이를 포기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통신사들이 다시 항소에 나설 경우 다시 지루한 법적공방이 진행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요금원가 공개 및 요금인가제도 개선 시점은 늦어질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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