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크레이코리아와 한국IBM이 기상청의 차세대 슈퍼컴퓨터 4호기를 놓고 맞붙게 됐다.
당초 기상청은 지난달 21일 기술규격 및 BMT(벤치마크테스트)를 평가하는 1단계 사업 제안서를 마감했지만, 입찰에 참여했던 크레이와 IBM 가운데 IBM의 제안서가 규격에 미달돼 유찰된 바 있다. 이에 기상청은 재입찰 공고를 내고 제안서를 지난 9일까지 마감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재입찰에서도 크레이코리아와 한국IBM만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 기상청이 슈퍼컴 3호기를 도입할 당시만 해도 1단계 입찰에서 5개 업체가 참여했던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다. 이는 예산은 지난번에 거의 동일한 반면, 성능은 15배나 높아져 수익성을 맞추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1단계 평가에서의 핵심은 업체들이 서류에서 제출했던 수치예보모델의 계산 성능값과 실제 벤치마크 시스템에 접속해 측정되는 성능치가 동일한지에 대한 테스트다. 이러한 BMT 실사만 약 2주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제안서 및 행정적인 평가 등을 합치면 1단계 평가만 1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써는 두 업체 중 어디가 유리할지는 미지수다.
양사 모두 어떠한 구성으로 기상청에 제안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크레이코리아는 기상청 슈퍼컴 2호기와 현재 운영 중인 3호기의 공급자로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으며, IBM의 경우 최근 본사 차원에서 슈퍼컴퓨터 사업부문인 왓슨을 분리하고 1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슈퍼컴 사업에 적극적이다.
한편 기상청은 현재 운영 중인 슈퍼컴 3호기의 실제 성능인 316.4테라플롭스(1Tflops는 초당 1조 번의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 계산 능력)보다 15배 이상 성능이 높아진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사업 규모만 약 600억원에 달한다. 이번 1단계 평가를 통과한 업체만이 2차 평가에 입찰할 수 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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