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ICT진흥특별법) 시행으로 정부의 국산 ICT 장비 육성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국산’ 네트워크 장비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ICT특별법’과 ‘ICT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후속으로 마련된 ‘네트워크산업 상생발전 실천방안’을 이행하려면 먼저 국산 장비의 기준과 요건을 명확히 해 법제도와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8일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KANI) 관계자는 “ICT진흥특별법에 따라 올해부터 공공부문의 장비 구매 현황을 조사하게 된다. 그리고 국내 산업 육성정책을 제대로 추진하려면 정부·공공부문의 국산장비 사용 현황 등에 대한 정확한 통계도 뒷받침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국산 장비 자체의 기준이나 개발자 채용 등으로 인한 고용창출 효과, 국산 부품 사용, 또는 자체 개발·생산 범위와 같은 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목소리는 네트워크 업계 일각에서 특정 스위치 장비를 국산 장비로 볼 것인지 여부에 논란이 제기되면서 더욱 강화되고 있다.
법제도나 정책 시행에 따라 국내 네트워크 장비 산업계가 직접 수혜를 입게 되기 때문이다.
한드림넷이 공급하고 있는 백본 스위치가 국산이냐 아니냐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뤄지고 있다. 한드림넷이 지난해 출시, 공공시장 등을 주축으로 공급을 확대하면서 경쟁이 되는 국산 장비업체들뿐만 아니라 외산장비 업체들까지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국내 업체들이 자신의 브랜드로 공급하는 장비라 하더라도 해외업체와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이나 제조업자개발생산방식(ODM)을 통한 ‘무늬만 국산’ 장비를 걸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법제도 시행효과로 공공부문에 국산 장비 공급이 확대되면 국내업체들이 외국계 업체들과 계약해 이같은 방식으로 공급하는 일이 확산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다산네트웍스가 미국업체인 HP 스위치 OEM 제품을 공급한 사례가 있다. 한드림넷도 백본 스위치를 중국업체인 마이푸와 계약을 체결해 생산하고 있다.
한드림넷의 경우 OEM 계약이지만 해당 백본스위치 기술 소유권과 독점 공급권을 갖고 있고 소프트웨어와 섀시 등 하드웨어 개발도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개발 비중을 늘리고 생산 국내 이전 계획 등도 마련하고 있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한 네트워크 장비업체 임원은 “‘국산’이라면 국내 개발자들에 의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기술관련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국산 기술로 우수한 제품을 만들고 해외에도 수출해 관련산업과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정부에서 네트워크 산업을 육성하려는 와중에 외산 OEM·ODM 제품이 국산으로 둔갑된다면 정책은 퇴색될 수밖에 없다. 업체 입장에서는 어렵게 많은 개발자들을 뽑고 큰 금액을 투자해 개발할 이유가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외산장비 업체 관계자도 “국산 장비를 활성화하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외산, 또는 중국산이 국산으로 둔갑돼 평가받는 것은 합당치 않다”며 “국산 제품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져야 할 것이다. 또 선을 긋고 벽을 쌓고 보호하는 것만이 산업 발전과 국가를 위한 일인지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네트워크 장비를 구성하는 하드웨어 부품이나 운영체제 등은 대개 표준화된 해외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비용절감 때문에 중국 등에서 개발·생산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어서 관련 기준을 정하는 문제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법제도가 시행되기 시작했고 여러 논란이 있기 때문에 국산 장비의 기준에 대해 논의의 장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며 “법제도가 제정·시행된 본연의 취지에 맞게 국내 산업을 진흥·육성하고 국가경제나 고용유발 효과에 기여하는데 초점을 두고 기준이 정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유지 기자>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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