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뜨거운 감자’ , 국산 서버·스토리지의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이하 중기간 경쟁제품) 지정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거세다.
앞서 지난달 27일 중소기업중앙회는 국산 서버와 스토리지를 중기간 경쟁제품으로 추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버의 경우 인텔 E3 혹은 E5 프로세서가 탑재된 x86 서버, 스토리지는 중소기업용(SMB)에 해당하는 실용량 15테라바이트(TB) 이하 제품이 해당된다.
당초 지난 2월 한국클라우드컴퓨팅연구조합이 중기간 경쟁제품으로 신청했을 당시엔 ‘x86 서버’와 ‘16~120베이 스토리지’ 제품으로 표기됐지만, 이는 범위가 축소되기보다는 구체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E3와 E5 프로세서가 탑재된 1~4소켓 x86 서버는 전체 x86 서버 시장의 95% 이상인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산 서버업체들은 아예 상위 제품인 E7 프로세서(8소켓)가 탑재된 제품은 생산하지 않고 있다. 스토리지의 경우도 현재 하드디스크 하나당 최대 4TB 용량이 탑재 가능해 15TB 용량이라고 하면 적은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개별 업무당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위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관련 업계는 또 다시 중기간 경쟁제품의 실효성 여부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중기간 경쟁제품은 다양한 업종에서 논란의 여지가 많은 제도다.
국내 서버, 스토리지 업계의 경우, 그동안 외산업체의 제품을 유통, 공급해온 또 다른 중소기업들과의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 현재 중기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돼 있는 PC의 경우, 대기업 참여가 제한되면서 주문자상표부착(OEM)으로 납품하던 중소기업 및 대기업 협력 중소기업들이 도산해 일자리가 사라지는 등의 역기능이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호랑이 없는 곳에 여우가 왕’이라는 속담처럼 중소기업 전반이 아닌 몇몇 기업들만 수혜를 누리는 등의 문제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지적이다. 최근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의 발표에 따르면 PC의 경우, 중기간 경쟁제품 제도 시행 이후 5개의 중소기업만이 95%의 조달시장을 점유하는 등 그 효과가 전체 중소기업으로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 때문에 외산 서버와 스토리지를 공급하는 중소기업 협력업체들은 최근 “중기간 경쟁제품 지정과 같은 규제는 몇몇 국내 업체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고 최소 500개 이상의 다른 중소기업들에게는 막대한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며 반대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집단행동을 벌이기도 했다.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주자는 취지는 좋지만, 보다 현실성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 관련 업무는 중소기업청으로 넘어온 상황이다. 향후 결과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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