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업정지·기기변경 제재, 휴대폰 시장 위축 뻔해…제조사, 매출 하락 불가피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통신 3사 제재 수위 결정이 초읽기다. 영업정지가 확실하다. 관건은 기기변경 포함여부다. 정부와 통신사는 실효성 있는 제재를 위해 포함을 원한다. 제조사는 벙어리 냉가슴이다. 두 달간 휴대폰 장사를 못할 위기다. 통신사 잘못의 벌을 제조사가 받는다. 아이러니다.
5일 정부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미래부의 통신 3사 제재가 조만간 결정될 예정이다. 오는 6일로 예정된 미래부 최문기 장관과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직후 확정 전망이다. 이번 제재는 작년 12월 방통위가 내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단말기 보조금 지급 관련 시정명령’을 3사가 이행치 않은 것에 대한 추가 조치다.
현재 유력한 제재 세부내용은 30일 이상 영업정지다. 통신 3사 모두 같은 일수의 영업정지를 받는다. 다만 영업정지 순번과 방식은 미정이다. 정부는 2개사 교차 영업정지를 선호하고 있다. 처벌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여기에 기기변경까지 막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작년 1~3월 통신 3사 영업정지 당시 기기변경을 방어 도구로 이용한 전례가 있어서다.
통신사 관계자는 “기기변경을 막지 않을 경우 시장을 지키기만 해도 되는 SK텔레콤이 유리하다”라며 “징벌적 제재라는 관점에서 보면 기기변경까지 막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제조사다. 국내 휴대폰 시장은 신규와 기기변경이 60~70%대 30~40% 구조다. 영업정지만 해도 60~70% 시장이 줄어든다. 기기변경까지 막으면 사실상 휴대폰 시장은 없다. 통신사는 영업을 하지 않아도 매출이 발생한다. 제조사는 다르다. 제품이 팔려야 주문이 들어오고 회사가 돌아간다. 제품 출시 계획 등을 감안하면 이번 제재로 한 해 농사를 망칠 위기다. 회사 생존까지 위태롭다.
삼성전자는 오는 4월11일 ‘갤럭시S5’를 출시할 방침이다. 영업정지 기간이다. 갤럭시S5 흥행도 흥행이지만 갤럭시S5 판매를 위한 재고 조정 차질이 불가피하다. LG전자는 ‘G프로2’를 투입한 지 한 달도 채 안 돼 장사를 접어야한다. 다음 제품 시판에 장애가 된다. 팬택은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진행 예정이다. 국내 시장이 위축되면 자구노력도 허사다. 돈을 벌어야 회사가 사는데 돈을 벌 시장이 없다. 팬택은 이 때문에 미래부에 영업정지 기간 축소와 기기변경 미포함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조사 관계자들은 “사고는 통신사가 쳤는데 피해는 제조사가 입는 기형적 제재는 말이 안된다”라며 “정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 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또 “가뜩이나 세계 시장 경쟁이 치열한데 국내 휴대폰 시장 위축으로 제조사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라며 “소비자 역시 선택권을 침해당하는 피해자가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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