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패권 다툼에 큰 변수가 생겼다. 20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이 4억5000만명 이상의 사용자(MAU)를 확보한 유력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WhatsApp)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왓츠앱 인수에 160억달러(약 17조원)를 베팅했다. 인수 이후 4년간 왓츠앱 임직원에게 지급할 30억달러의 양도제한부(Restrited) 페이스북 주식까지 합하면 무려 20조원이 넘는 거액을 투입한 셈이다.
이는 지난 2012년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인수한 7억달러의 27배에 달하는 금액이자 페이스북이 진행한 인수 사례 중에서도 최대 규모다.
페이스북은 이번 왓츠앱 인수를 통해 모바일 플랫폼 장악에 대한 야심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왓츠앱은 (페이스북 사용자인) 10억명을 연결하는 길”이라며 왓츠앱과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현재 전 세계 모바일 메신저 시장은 왓츠앱과 위챗, 라인 3자 구도로 굳어진 상황이다. 가입자 규모로는 중국 내수 시장을 장악한 위챗이 가장 크다. 6억명을 돌파했다. 월간활동사용자(MAU)는 왓츠앱이 선두에 있다. 왓츠앱은 4억5000만명, 위챗은 3억명 수준이다.
라인은 경쟁 메신저에 비해 가입자와 MAU가 열세에 있다. 일본을 거점으로 성장한 라인은 최근 3억5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라인은 일본, 태국, 대만 등의 주요 국가에서 가입자 대비 80% 이상의 MAU를 기록 중이다.
왓츠앱은 북미·유럽을 주축으로 사용자 기반을 확보 중이다. 남미에서도 왓츠앱의 위상은 공고하다. 위챗과 라인은 중국과 일본 그리고 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꾀하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페이스북의 왓츠앱 인수는 경쟁 서비스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다. 세계 최대 SNS와 모바일 메신저가 연결됐을 때 시너지 효과를 부정적으로 보기 힘든 까닭이다. 왓츠앱이 페이스북을 등에 업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가속도가 붙을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올 한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격랑이 예상되는 이유다.
한편 네이버는 20일 11시 20분께 전일대비 6% 이상 주가 하락세를 겪고 있다. 페이스북의 왓츠앱 인수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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