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봇청소기, 가정용 전력저장장치 등으로 기술력 과시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탄탄한 중견기업 모뉴엘이 순조로운 일본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은 샤프전자, 파나소닉, 도시바, 히타치 등 세계적인 생활가전 업체가 몰려있어 경쟁이 무척 치열하다. 여기에 해외 업체에 여간해서는 마음을 열지 않는 소비자 성향이 더해지면서 상당한 인내심이 아니면 시장을 두드리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모뉴엘은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인터내셔널 CES’를 통해 다양한 ‘혁신상을 받아온 업체다. 내달 CES2014만 하더라도 한국 기업 가운데 삼성전자(24개), LG전자(15개)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상을 받는다. 공동관이 아닌 단독부스로 꾸준히 이름을 알린 결과 해외에서 먼저 알아보는 이가 적지 않다.
이런 모뉴엘이 작년 10월 일본 진출을 선언한 이후 철저한 현지화로 입지를 넓혀나가고 있다. 앞서 6월에는 온쿄와의 합작사 ‘모뉴엘온쿄 라이프스타일’을 설립해 일본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확대의 초석을 마련한바 있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력하는 제품은 로봇청소기다. 전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시장을 가지고 있다는 점, 로봇에 대한 친숙함과 함께 개인적인 시간을 활용하고 싶다는 욕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이다. 도시바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로봇청소기를 구입한 소비자의 40% 이상이 ‘청소에 소비하는 시간을 자신만을 위한 시간으로 바꿀 수 있다’는 이유를 구매 근거로 꼽았다.
일본에서의 로봇청소기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닛케이MJ가 2011년 발표한 내용을 보면 아이로봇 룸바의 판매량(10만대 이상)이 치와와(7만1000마리)나 토이 푸들(9만1000마리)과 같은 애완견 판매량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다.
모뉴엘이 판매하고 있는 로봇청소기 ‘클레몬’은 이미 일본 내 주요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야후쇼핑에도 입점한 상태다. 이달에는 요도바시카메라와 함께 대형 양판점으로 잘 알려진 빅카메라에도 진출했다. 로봇청소기뿐 아니라 식물관리기, 가정용 전력저장장치(ESS) ‘엘르몬’과 같은 친환경 제품 판매에도 주력하고 있다.
특히 엘르몬은 일반 가정용 전기 외에도 태양광이나 풍력발전과 결합해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축전 시스템을 갖췄다. 친환경에 관심이 많은 일본 소비자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결과로 일본 언론에서도 많은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최근 니혼게이자이는 2004년 설립해 종업원의 평균연령이 35세 전후인 젊은 회사이지만 매출 대비 영업이익이 10%를 넘는 모뉴엘을 주목하고 나섰다. 직원의 절반 이상의 연구개발(R&D)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 누구나 제품개발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소개했다.
한편 모뉴엘은 보다 공격적인 해외 공략을 위해 프리미엄 시장인 유럽 비중도 현재 15%에서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제주도 첨단기술단지에 500억원을 투자해 연구기술센터, 테스트 인증센터, 기업연수원 등을 건설하고 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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