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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트 전 TI코리아 대표 “모바일 AP 사업 포기, 뼈아픈 결정”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켄트 전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코리아 대표는 1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모바일 분야를 제외한 오맵(OMAP) 브랜드의 산업용, 자동차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사업은 지속할 것”이라며 “모바일 AP 비중이 컸지만 본사의 전략적인 선택인 만큼 다른 반도체 제품군 영업에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TI 본사는 지난해 ‘선택과 집중’ 전략 차원에서 오맵 모바일 AP 사업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시장의 강자인 미국 퀄컴과 대만의 미디어텍 등은 모바일 AP와 베이스밴드(모뎀) 사업을 병행하며 두 기능을 하나로 합친 ‘원칩’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TI는 이미 모뎀 사업을 접은 상태여서 경쟁력이 떨어졌고, 결국 ‘포기’ 단계로 접어들었다.

전 대표는 “사업을 해보면 무엇인가를 포기하는 것이 가장 어렵지만, 본사 판단이 옳다고 본다”라며 “TI코리아는 모바일 AP를 제외한 나머지 산업용, 자동차용 AP를 포함해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디지털신호처리프로세서(DSP), 커넥티비티(무선랜, 블루투스, NFC) 등 남아 있는 임베디드프로세서(EP) 사업에 집중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여러 보도를 통해 TI가 오맵 모바일 AP 뿐 아니라 EP 사업도 접는다는 루머가 있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모바일 AP 사업 포기는 TI코리아 입장에선 뼈아픈 선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업체들이 오맵칩을 대량으로 구입해 사용해왔기 때문이다. 전 대표는 “(해당 사업 포기로) TI코리아 매출의 20~30%(약 2500억원)가 없애진 셈”이라며 “이 때문에 올해 매출 성장 목표도 35%에서 10%로 하향 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TI코리아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이 회사의 연간 매출액은 9734억원으로 전년 대비 14.8% 감소했다. TI코리아의 매출이 1조원을 밑돈 것은 2007년 이후 4년 만이다. 모바일 AP 사업 포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전 대표는 그러나 “남아 있는 EP 시장 규모가 매우 크고, TI는 해당 분야에서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라며 “하반기에는 엄청난 수량의 MCU와 멀티코어 DSP 신제품이 발표될텐데 이를 발판으로 매출 규모를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EP의 판매량이 확대될 수록 자사의 아날로그반도체 시장 점유율도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 대표는 “메모리를 제외한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아날로그 제품 비중은 70%로 크다”라며 “EP 제품 판매가 늘어나면 (묶음 판매로) TI코리아의 아날로그 분야 매출도 덩달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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