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무선

통신3사, 요금제 데이터 중심 재편…데이터 경쟁 시대 개막

- 음성 하락 데이터로 보완 전략…세어링 등 데이터 활용처 확대 승부처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SK텔레콤에 이어 KT LG유플러스가 스마트폰 요금을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재편했다. 가입자간 음성통화 매출은 포기했다. 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음성통화 위주 요금제 선택 구조를 데이터 중심으로 선택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향후 통신 3사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은 데이터 실제 사용량을 얼마나 늘릴 수 있을지에 달렸다.

11일 LG유플러스는 8종의 신규 요금제를 선보였다. ▲LG유플러스 가입가간 무료 통화를 담은 ‘망내34/42/52’ 요금제 ▲LG유플러스 외 타사 가입자와도 무료 통화를 할 수 있는 ‘음성 무한자유69/79/88/99’ 요금제 ▲망내외 무선과 유선 음성통화 무료는 물론 데이터 무제한까지 넣은 ‘얼티메이트 무한자유124’ 등이다. 문자메시지는 통신사 상관없이 공짜다.

LG유플러스까지 망내 무제한 음성통화에 뛰어들면서 통신 3사 모두 관련 요금제를 완비했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21일 ‘T끼리’ 요금제를, KT는 지난 3월29일 ‘모두다’ 요금제를 발표했다.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골자는 같은 요금제다. 통화 망내 무료 및 문자메시지 완전 무료를 구현했다.

통신 3사는 그동안 데이터 중심 요금제 재편을 고심해왔다. 음성통화 매출 감소와 유선 종량제 문제가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망내 통화 매출을 전격 포기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SK텔레콤의 첫 발표 이후 2주도 채 안 돼 통신 3사 주력 스마트폰 요금제가 데이터 중심으로 바뀌었다. 보조금 경쟁에 대한 정부와 소비자의 좋지 않은 시각도 영향을 미쳤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 경쟁이 시작됨에 따라 통신 3사의 가입자 경쟁은 상대편을 빼앗기보다 우리편을 지키는 쪽으로 무게가 옮겨올 전망이다. 3사 모두 망내 무료 통화는 기본이다. 망내 무료 통화를 하려면 가입자 본인도 본인이지만 지인도 같은 통신사에 있어야 한다. KT 가입자는 영상통화도 공짜다.

데이터 사용량이 아직 평균 5GB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당분간 ARPU 감소는 불가피하다. 그동안 대부분의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는 실부담금 6만원 이상 요금제를 선택했다. 6만원대 요금제에 기본으로 주어지는 데이터 용량이 5GB 정도다. 이들이 사실상 하위 요금제로 내려오는 것을 막을 방도가 없다.

통신 3사는 이 때문에 데이터 용량을 다른 기기와 나눠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 셰어링 요금제를 2대 기기까지 무료화했다. 태블릿이나 카메라, PC 등으로 데이터를 더 쓰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모바일인터넷TV(IPTV) 이외 추가적인 콘텐츠 서비스 도입도 예상된다. 고용량 멀티미디어 콘텐츠만큼 데이터를 많이 쓰도록 하는 것이 없다. 모바일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등을 육성할 가능성도 높다.

SK텔레콤은 오는 9월 LTE의 진화형인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LTE-A)를 상용화한다. KT와 LG유플러스도 시기를 보고 있다. 데이터 중심 시대에서는 데이터 네트워크의 품질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예전 음성통화 품질에 따라 가입자가 이동하던 것을 생각하면 쉽다.

안정적 미래를 위한 주파수 확보 다툼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1800MHz를 둘러싼 통신 3사의 이해상충이 어떤 식으로 결론날 것인지가 관건이다. 1800MHz를 KT가 얻을 경우 지금까지 LTE 부진을 일거에 탈출할 확률이 크다. 이럴 경우 LG유플러스는 존속이 위태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1800MHz를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가 가져갈 경우 SK텔레콤은 과도한 주파수 비용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KT와 2위 경쟁에서 보다 더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현재 요금제 만으로는 일시적 충격은 있어도 장기적 실적에 큰 영향을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작년 4분기와 올 1분기 초 같은 과열 보조금 경쟁이 재연된다면 통신사 규모에 따라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가 일부 요금제 이상에서 망외 통화까지 무료화 했기 때문에 매출과 비용 증가 타격이 더 많다. 데이터 중심 요금 체제에서 국내 통신의 특성인 접속료 체계를 손 봐야 하는 것은 숙제다. 국내는 거는 사람만 직접 요금을 내고 받는 사람은 통신사끼리 접속료라는 정산을 한다. 현재 접속료는 음성 위주로 설계돼 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디지털데일리 네이버 메인추가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