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아직 봄기운이 제대로 느껴지지도 않건만 제습기 시장이 바짝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현재 국내 제습기 시장 규모는 2012년 기준으로 900~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제습기 업계에서는 지난 2009년 연간 4만1000대에서 2010년 8만4000대, 2012년 40만대, 올해는 50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로 바뀌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판매량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기상청은 아예 지금처럼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금세기 말 서울은 여름이 1년 중 절반을 차지하고 평양은 지금의 제주도 같은 날씨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을 정도다.
그래서인지 대표적인 계절가전인 에어컨도 예약판매 비중이 작년과 비교해 3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대로라면 작년 기록한 연간 에어컨 시장규모 9770억원을 넘어선 1조원을 기록할 것이 유력시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위닉스, 쿠쿠전자, 위니아만도 등이 신형 제습기 출시 준비를 마쳤다. 가장 먼저 승부를 건 쪽은 위니아만도다.
이 회사는 하루 18리터 제습 용량을 갖춘 ‘위니아 제습기’ 신제품 6종을 출시를 통해 제품 라인업을 크게 강화했다. 4월에 제습기를 출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공격적인 행보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위니아만도 관계자는 “아직 제습기 시장은 본격적인 성장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며 “기후 변화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시원한 느낌은 물론 빨래가 잘 마르는 등 사용자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작년 제습기로 짭짤한 재미를 본 LG전자도 대규모 신제품 출시를 준비중이다. 이르면 이달 말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디자인을 다양화하고 전력소비량을 낮춰 소비자 부담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작년 LG전자 제습기는 7월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5만500대가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 대비 150% 늘어난 수치다. 6월까지 누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판매돼 역대 판매량 최고치를 기록한바 있다.
쿠쿠전자는 제습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그 동안 제습기 라인업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밥솥과 정수기 등의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 올해는 시장이 충분히 무르익었다고 판단, 자회사 쿠쿠마이크로텍에서 생산한 제습기를 이달 중순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에어컨을 대체할 저렴한 대체제품인 제습기 시장이 커질 것으로 판단해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며 “제습기 시장 진출은 밥솥, 정수기, 비데 등 다양한 가전제품을 생산하며 종합생활가전업체로 도약하고 있는 쿠쿠전자의 경영 목표의 일환이다”라고 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수기 생산 라인을 갖춘 업체라면 제습기도 손쉽게 만들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라 중국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제습기를 판매하는 상황”이라며 “디자인과 사용자 편의성에 강점을 보이는 국내 업체 제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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