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자동차용 영상기록장치(블랙박스) 시장이 올해 2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품 가짓수도 예전에 비해 크게 늘었다. 지난 2011년 50여개에 불과했던 블랙박스 모델은 이미 수백여개에 달한다.
제품 트렌드도 나날이 바뀌고 있다. 처음에는 해상도 경쟁이 줄을 이었다. SD에서 HD, 요즘은 풀HD(해상도 1920×1080)가 대세다. 여기에 채널수도 전방만 촬영이 가능한 1채널에서 후방까지 감시할 수 있는 2채널이 크게 늘어났다.
2채널 블랙박스는 전방과 후방을 모두 촬영할 수 있어 그만큼 정확하게 교통사고를 확인할 수 있고 업체 입장에서는 1채널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와이파이를 통한 스마트폰 연동은 물론 터치스크린과 음성안내 등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 제품이 대거 출시된 것도 트렌드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블랙박스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갖가지 문제가 보고되고 있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밝힌 ‘블랙박스 불만내용’ 가운데 1위는 오작동 등 품질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다. 전혀 촬영이 이뤄지지 않거나 어두운 곳에서 피사체를 제대로 알아볼 수 없는 등의 불만이 주를 이루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블랙박스 CMOS 이미지센서(CIS)로 소니 ‘엑스모어’ 채용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소니 CIS를 장착한 업체는 팅크웨어를 비롯해 파인디지털, 피타소프트, 현대엠엔소프트, 다본다, 큐알온텍 등 줄잡아 10곳에 달한다.
블랙박스 업체에서 소니 CIS를 사용하는 이유는 어두운 곳에서 노이즈를 최소화하면서 또렷하게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니는 그 동안 엑스모어를 장착한 카메라, 캠코더 등을 홍보하면서 ‘고감도 저노이즈’ 기술을 적극적으로 내세운바 있다.
소니 관계자는 “그 동안 스마트폰,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 위주로 CIS를 공급했는데, 최근 블랙박스 업체에서 엑스모어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블랙박스에 CIS를 공급하는 사업은 1년 전부터 시작했고 주로 풀HD 모델에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CIS 성능도 나쁘지 않지만 수많은 블랙박스 업체가 난립하면서 보다 차별화된 포인트가 필요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그래서인지 소니 CIS를 장착한 업체들은 제품 박스나 홍보 문구에 ‘소니’를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랙박스도 결국 동영상을 촬영하는 기기다. 해상도나 부가 기능도 제품을 고르는 중요한 요소지만 기본기가 탄탄해야 나중에 후회할 일이 없다. 소니 CIS를 통해 성능을 강조하면서 소니가 가지고 있는 영상 기술 프리미엄으로 판매량 확대를 꾀하고 있는 의미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내비게이션처럼 블랙박스도 급속한 성장을 기록한 이후 2~3년 정도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가 서서히 정리되는 단계에 접어들게 될 것”이라며 “당분간 경쟁이 계속해서 이어지면서 고성능 CIS, 터치스크린, 와이파이 등을 장착한 제품이 꾸준히 출시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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