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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재송신 분쟁 해결에 정부가 나서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재송신료 산정을 놓고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방송사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보편적 서비스와 경쟁정책을 동시에 고려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업자 협상으로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운 만큼, 정부가 합리적인 가격 산정 기준, 보편적 서비스 범위 등을 마련해야 방송의 공적가치 실현과 공정경쟁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28일 서울 플라자호텔서 열린 '2020 미래방송포럼'서 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재송신 제도개선에 대한 결정 지연으로 사업자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며 "지상파 방송 콘텐츠의 보편적 서비스 성격 규정, 재송신에 따른 대가산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지상파 콘텐츠 재송신을 둘러싸고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방송사간 분쟁은 2009년 시작됐지만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재송신 중단 반복 및 중단위기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어 시청자 권리가 사업자간 이해관계에 의해 훼손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먼저 주 교수는 지상파 방송 서비스가 무료 보편적 서비스인 만큼, 국민들의 보편적 시청권이 위협받는 현실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보았다.

그는 "국민들 대다수가 유료방송을 통해 지상파를 시청하는 구조에서 보편적 서비스인 지상파 방송의 접근권이 사업자간 협상결과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며 "지상파 방송 접근권이 제한받아 공적 커뮤니케이션이 약화돼 여론 다양성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주 교수는 지상파 방송의 보편적 서비스 성격 규정을 명확히 하고 동시에 지상파 방송의 재정악화에 따른 위상 축소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았다.

그는 "현재 CPS 당 280원으로 계약이 기정사실화 돼있는데 근거가 불분명하고 해외와 비교할 때 과도한 가격"이라며 "합리적인 대가 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 유료방송의 경우 가입자당매출(ARPU)이 8달러 수준인데 지상파 3사가 CPS 280원을 가져갈 경우 ARPU 대비 재송신 대가 비율은 9.2%에 달한다. 미국의 경우 ARPU가 128달러이고 CPS는 0.5~1달러 수준이다. 미국에 비해 국내 지상파 방송사들의 대가 비율이 10배 이상 높은 것이다.

주 교수는 "모든 사업자에게 동일하게 CPS 280원을 책정한 것은 사업자의 역량과 경영여건, 시장경쟁 구조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CPS 기준으로 저작권료를 지불할 경우 유료방송 플랫폼이 증가할 경우 저작권료가 증가해 유료방송 산업 활성화에 역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주 교수는 "국민들의 지상파 방송 시청권 확보와 양 사업자의 이익균형에 기초한 시장질서 확립과 공존구조를 고려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재송신료산정위원회를 운영하거나 재송신료 정책허락제 실시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주 교수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법제도 개선 방안을 통해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디지털 시대 지상파의 역할을 분명하게 설정하고 의무재송신 범위 구분, 지상파 방송의 유효시청권을 확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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