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가 위기다. 희망퇴직을 통해 200~250여명이 회사를 떠나게 됐다. 또 130여명은 모회사인 SK플래닛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한번에 400명 이상의 직원이 빠져나간 셈이다. 전 직원이 약 1300명이었던 SK컴즈는 순식간에 약 30%의 직원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이는 SK컴즈가 겪고 있는 위기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물론 외형적으로는 싸이월드의 부진, 네이트의 제자리걸음에서 비롯된 일이다.
SK컴즈 위기의 원인은 모바일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쉽게도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바람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들은 모바일과 만나 엄청난 시너지를 일으켰는데, 싸이월드는 모바일 광풍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
물론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이런 위기를 만든 건 팔할(八割)이 SK텔레콤이다. 국내 1위의 이동통신사와 계열사라는 점은 SK컴즈엔 악재로 작용했다.
2009년말 아이폰3GS 출시로 국내에 스마트폰 시장이 열리기 시작했을 때, SK컴즈는 아이폰을 외면했다. 모회사가 아이폰을 유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와 같은 경쟁 SNS들이 아이폰을 일생일대의 기회로 삼은 반면, SK컴즈는 아이폰 열풍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SK컴즈는 그 당시 카카오톡보다 더 견고한 네트워크인 네이트온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모바일에서 활용하지 않았다. 이 역시 모회사의 문자메시지(SMS∙MMS) 매출 걱정 때문이었다.
SK컴즈는 유선 웹을 담당하고, 무선 웹은 SK텔레콤이 책임진다는 (지금 돌아보면 매우 의아한) 정책도 세워두고 있었다.
모바일 광풍이 IT 바닥을 휩쓸고 있을 때, SK텔레콤만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SK텔레콤에서 내려온 SK컴즈 CEO가 SK텔레콤의 뜻을 거슬러가며, 자신의 뜻을 펼치기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네이트온을 실행하면 사용자들이 원치도 않는 네이트 홈페이지에 강제 접속시키는 등 엉뚱한 전략을 폈다. 사용자들은 짜증을 냈다. 축적된 불만들은 결국 개인정보유출 사고를 기점으로 네이트와 싸이월드를 외면하게 만들었다.
물론 이제 와서 과거의 선택을 후회해봐야 소용 없다. 과거 전략의 실패를 바탕으로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 한다. 아직 SK컴즈에게는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있다. 무엇보다 최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야후코리아와 파란닷컴을 반면교사로 삼아야한다.
SK컴즈는 최근 CEO 직속 미래사업본부 산하에 NSP(Next Social Platform) 전략그룹을 새롭게 신설했다. 이 곳에서는 새로운 소셜 전략을 수립한다고 한다.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SK컴즈의 발전만을 상정한 전략이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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