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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애니팡’이 불러온 게임판의 변화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지금 대한민국은 ‘애니팡’ 앓이 중이다. 어디를 가나 애니팡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일사용자(DAU)는 1000만을 넘어섰다. 두 달 전만 해도 게임 하나가 이렇게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을지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애니팡의 이 같은 반응에 게임업계는 부러움 반 시샘 반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업계에 10년 이상 몸담고 있는 한 인사는 “게임이 전 사회적으로 이렇게까지 주목을 받았던 적이 없었다”며 “포트리스, 카트라이더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애니팡의 인기는 그전 게임들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다. 중장년층이 애니팡을 즐기는 모습도 심심찮게 보인다. 게임 자체가 쉬운데다 게임 실행과 실제 플레이까지 손쉽게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앞서 디아블로3가 게임 이용자층에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끌어냈다면 애니팡은 보다 폭넓은 이용자층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애니팡은 마니아를 겨냥한 디아블로3와 달리 모바일 메신저라는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플랫폼 위에서 성공의 싹을 틔웠다. 대중이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게임의 등장, 즉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장이 열린 것이라 봐도 될 법하다.

우선 애니팡의 성공은 시장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애니팡이 게임 시장에 사람들을 끌어들였고 이로 인해 여타 게임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순환 구조의 시장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그동안 성장성에 한계가 보였던 국내 시장이기에 애니팡의 유례없는 성공은 여타 게임사가 더욱 반가울 것이다.

또 애니팡이 중장년층까지 게임에 눈을 뜨게 했다는 점에서도 큰 점수를 줄만하다.

그동안 10~30대의 전유물로 인식돼온 온라인·콘솔게임은 세대 간 소통의 도구가 되기가 매우 어려웠다. 업계가 게임은 유해물이 아니라고 항변해도 외부 시각은 요지부동이었다. 게임 셧다운제(청소년 접근차단)가 시행될 수 있었던 이유도 게임에 대한 기성세대의 몰이해가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1000만명이 넘는 사람이 하루 한판 이상씩은 한다는 애니팡은 기존 게임과 달리 충분히 소통의 채널이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지금 우리는 게임의 열풍이 사회 현상으로 해석되는 흔치 않은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애니팡이 변화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져본다. 또한 제2, 제3의 애니팡이 나와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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