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스마트폰 비즈니스 대신 임베디드(내장형 제어)에 집중하기로 전략을 수정한 것. 이에 따라 전 세계 AP 시장의 시장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TI가 AP 시장에서 철수함에 따라 엔비디아,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AP 시장에서 TI는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현재 TI 오맵(OMAP) AP는 아마존 킨들 파이어와 킨들 파이어HD에 OMAP4430, 4460, 4470 AP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태블릿보다 스마트폰 시장이 더 크고 경쟁사가 약진하고 있어 시장점유율에서 손해를 봤다.
실제로 SA가 최근 발표한 AP 시장 자료에 따르면 퀄컴이 38.8%로 1위를 기록했고 삼성전자(25.9%), 미디어텍(9.7%), 브로드컴(8.1%), TI(7.5%) 순이었다. TI는 작년까지 10%대 시장점유율로 3위를 기록했으나 5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시장에서의 입지가 계속해서 줄어든 것도 TI의 스마트폰 시장 철수를 부추겼다. 전통적으로 모토로라가 TI AP를 써왔지만 최근에는 퀄컴으로 돌아섰고 구글도 갤럭시 넥서스 이후에는 엔비디아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삼성전자나 LG전자 스마트폰에서도 TI AP는 찾아보기 어렵다.
반대로 퀄컴과 삼성전자는 호황을 맞고 있다. 두 회사는 AP뿐 아니라 베이스밴드(통신칩)까지 설계 및 생산이 가능하다. 퀄컴의 경우 시스템온칩(SoC) 기술을 통해 AP와 통신칩을 하나로 합친 통합칩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아직 통합칩은 없지만 AP 자체의 성능이 우수하고 원활한 생산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레노버 등에서 삼성전자 '엑시노스' AP를 채용하고 있어 수출에도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레노버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통신칩 설계 능력을 갖추고 있는 퀄컴, 삼성전자, 엔비디아 등이 더욱 치열한 스마트폰 AP 경쟁을 펼칠 것”이라며 “당분간 퀄컴, 삼성전자 2강 체제로 나가겠지만 인텔이 아톰과 인피니언 통신칩 사업부를 인수한 기술력으로 통합칩을 내놓을 예정이라 변수가 적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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