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훈태 현대오트론 차량반도체시스템실 이사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김훈태 현대오트론 차량반도체시스템실 이사는 “반도체 설계·제조·테스트 업체의 역량을 현대기아차와 연결하는 것이 회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는 13일 오전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시스템-반도체 포럼이 주최한 조찬 세미나 연사로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현대오트론 관계자가 공식 석상에서 회사의 비전과 역할을 공개한 것은 지난 4월 설립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김 이사는 “현대오트론의 설립 취지는 인피니언이나 프리스케일 같은 전문 반도체 업체를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보쉬나 덴소 같은 전장 업체가 되겠다는 것이었다”라며 “현대기아차를 위한 자동차 전자제어 분야의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오트론의 주요 사업 부문은 자동차 구조 연구, 독자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 차량 제어, 통신 표준화, 반도체로 나뉜다고 그는 소개했다.
김 이사는 차량 반도체의 국산화를 특히 강조했다. 현대기아차의 일년치 반도체 구매액은 1조5000억원에 달하고 모듈화 된 제품을 합치면 2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마이크로컨트롤러(MCU) 등 특수 반도체는 98%가 외국산 제품이다.
김 이사는 “현대오트론의 주요 설립 취지 가운데 하나가 차량용 반도체의 국산화였다”라며 “지금은 해외 기술을 가져올 수 밖에 없지만 국내 업체들이 현대기아차와 함께 해외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현대오트론은 이를 위해 ‘고객가치포럼’을 기획하고 있다. 학계 및 전문 벤처 업체를 모아 차량 반도체의 설계와 생산, 테스트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개발비와 구매 확약까지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많은 분들이 현대오트론이 반도체 제조까지 할 것이냐고 묻는다”라며 “그러나 2조원 정도의 현대기아차 반도체를 담당하는 회사가 그런 일을 벌이는 건 의미가 없지 않겠느냐,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반도체 생산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동부하이텍, 매그나칩반도체와 협력을 논의 중이고 설계의 경우 국내 팹리스인 넥스트칩과 실리콘웍스 등과 과제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현대오트론의 직원수는 420여명으로 이 가운데 순수 반도체 인력은 45명이다. 회사는 내년까지 전체 직원 수 1000명, 반도체 인력은 90여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직접 반도체를 설계하거나 생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김 이사는 강조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등에서 경력직 직원을 빼간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공식 석상에서 협력과 상생을 얘기하고 뒤로는 여러분 회사의 경력 사원을 뽑아온다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지만, 그 분들을 모셔와 한국 시스템 반도체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맡기겠다”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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