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2012년 상반기 국내 하드웨어 업계 최대 이슈는 x86 플랫폼의 위상 강화와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국내 x86 서버 매출은 지난 1분기(1월~3월) 전체 서버 시장의 절반 이상인 54.3%를 차지하며 유닉스 및 메인프레임 등이 주도하던 시장에 앞섰다. 한국거래소(KRX)와 같은 금융권에서도 리눅스 기반의 x86 플랫폼을 기반으로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x86 서버는 국내에서 본격적인 확장을 예고하고 있다.
◆대세로 떠오른 x86 서버=다른 국가들에 비해 유달리 유닉스 플랫폼이 강세를 보이던 우리나라도 올해를 기점으로 x86 서버가 선도적인 입지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2분기(3월~6월)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 등의 이슈와 맞물려 x86 플랫폼 도입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한국IDC의 김용현 선임연구원은 “x86 서버는 가격 대비 성능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고 최근 떠오르고 있는 기술적 이슈와 맞물려 도입이 늘어나는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국내 1분기 서버 시장처럼, 하반기에도 x86 서버가 절반 이상의 점유율은 가져갈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1분기는 시장 특성상 IT 투자가 줄어드는 시기인 만큼, 유닉스나 메인프레임처럼 대형 장비에 대한 투자는 적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x86 서버를 둘러싼 시장 주도권 경쟁도 치열했다. 한국HP가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지만, 델코리아와 한국IBM, 한국후지쯔 등 2~4위권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대폭 상승하며 치열한 결쟁을 펼쳤다.
유닉스 서버 시장 역시 기존에 한국HP와 한국IBM이 주도하던 시장에서 한국오라클(썬마이크로)이 17%대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며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빅데이터’ 시장 넘보는 스토리지 업계=지난해부터 ‘빅데이터’가 업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스토리지 업계 또한 관련 시장에 대한 주도권 경쟁에 나섰다.
특히 ‘하둡’과 같이 빅데이터를 위한 오픈소스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스토리지 업계는 자사 제품과 하둡분산파일시스템(HDFS)을 통합한 스토리지 제품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빅데이터를 위한 하드웨어 인프라는 비싼 스토리지 장비 대신 저렴한 x86 서버를 클러스터링 형태로 구현하고, x86 서버 내의 하드디스크를 저장을 위한 스토리지로 활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스토리지 업계들은 하둡을 보다 쉽게 적용하기 위한 방편으로 자사 스토리지 제품에 이를 결합시켜, 기술적 복잡성과 개발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EMC와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HDS), 넷앱 등 주요 업체들은 올해 주요 전략으로 빅데이터를 꼽고 있다.
◆영역 구분 사라지는 서버-스토리지=이밖에도 올 상반기에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 대한 관련 업계의 관심이 커졌다. 특히 1위 스토리지 업체인 EMC가 서버의 PCI익스프레스 슬롯에 플래시 메모리를 장착해 이를 외장형 스토리지와 연결하는 제품(VF캐시)을 출시하며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는 여러 대의 VF캐시를 장착한 어플라이언스 제품까지 출시했다. 스토리지 영역에서 서버 영역까지 데이터 인프라 전체를 관여하겠다는 야심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SSD를 활용한 다양한 기능과 제품이 올 하반기에도 계속해서 출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EMC 허주 이사는 “CPU의 성능은 매 10년마다 100배씩 향상되는데 하드디스크 성능은 2001년 이후 정체돼 있다”며 “이 때문에 애플리케이션 성능을 높이기 위해 활용하고 있는 것이 플래시이며, 특히 PCIe에 장착되는 플래시의 데이터 입출력 속도(IO)는 하드디스크보다 4000배가 높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분기 국내 스토리지 시장은 5% 가량 성장했다.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최근 유럽경제위기에 따른 환율 변동 등 외부변수에 따라 하반기에는 다소 보수적인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의 경우도 올해 농협, 기업은행 등을 제외하고는 대형 프로젝트가 많지 않기 때문에 스토리지 업계의 관심은 빅데이터 등 신규 기술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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