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에 있어 기업들이 가장 염려하는 것은 무엇일까. 보안은 물론이고 기존에 사용 중인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있어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이 때문에 등장한 개념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Hydrid Cloud)’다. 마치 ‘하이브리드 카’가 전기와 휘발유를 같이 사용해 운행할 수 있는 것처럼, 기업이 기존에 운영하던 시스템을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연동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컨셉이다.
이를 통해 기존 시스템에서는 중요 서비스 및 데이터를 관리하는 동시에 트래픽에 따라 유동성이 큰 웹서버 등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유연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퍼블릭+프라이빗 클라우드 장점만 모았다…VPC의 등장=최근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던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가능한 다양한 서비스 및 솔루션 등을 제시하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KT를 비롯해 호스트웨이, SK텔레콤 등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도 연내에 이를 가능케 하는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KT의 경우 최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가능케 하는 ‘가상 프라이빗 클라우드(VPC)’ 서비스를 출시하는 한편, 이를 기존에 기업이 운영하는 레거시 시스템과 연계가 가능하도록 했다. <아래 그림 참고>
VPC(Virtual Private Cloud)는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의 데이터센터 내에 독립된 형태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즉, 다른 고객들과 서버 등 IT자원을 공유하지 않고 별도의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보안 위협이나 서비스 품질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고객사 내부에서 운영 중이던 기존 시스템과 VPC를 가상 사설 네트워크(VPN) 혹은 전용 회선으로 연동시켜 마치 모든 컴퓨팅 자원이 자체 데이터센터 내에 존재하는 것처럼 할 수 있다. 물론 다른 고객들과 자원을 공유하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와도 연계가 가능하다.
이처럼 클라우드 서비스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면서도 안전한 인프라 환경 구축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컨셉이다.
KT 클라우드 추진본부 김충겸 상무는 “VPC를 기반으로 하이브리드형 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클라우드 전환 시 가장 큰 장벽이었던 기존 IT 시스템과의 연동 문제가 해결됐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KT는 이를 통해 대기업 및 금융권 등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VPC 서비스의 경우, 일부 고객에 이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KB국민은행이 KT의 VPC를 활용해 오픈뱅킹 사용자 대상의 콘텐츠 다운로드 서비스 등 일부 e비즈니스 관련 업무에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인 호스트웨이도 5월 경에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구현해 주는 ‘플렉스 링크(Flex Link)’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에 고객이 운영 중인 레거시 시스템과 자사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연결을 지원하는 것이다.
호스트웨이 관계자는 “4월부터 베타서비스를 통해 고객 확보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와는 별도로 이르면 올 상반기 또는 하반기 경에 VPC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도 코로케이션(데이터센터 상면 대여)과 VPC 등을 활용해 고객들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축이 가능하도록 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기는 밝히지 않았으나 이미 이를 위한 기술 구현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미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경우, 지난 2009년부터 VPC 서비스를 출시한 상태다. VPC 출시 이후, ‘엘라스틱 네트워크 인터페이스(ENI)’ 등 VPC에서 좀 더 유연하게 네트워크 환경을 구성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AWS 간 워크로드 이전을 도와주는 기업인 ‘유칼립투스’와 파트너 계약 체결을 한 바 있다.
◆글로벌 기업도 준비 태세…경쟁 본격화=한편 글로벌 IT업체들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성을 위한 다양한 솔루션 등을 내놓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시스템 센터 2012’를 출시, 자사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윈도 애저’와 기업의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공유하고 가상머신을 프라이빗과 퍼블릭 모두에 생성할 수 있고, 이는 쉽게 경계를 넘나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HP나 IBM 등의 기업들도 자사 인프라로 구축된 내부 시스템과 외부(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컨셉을 선보이고 있다.
HP의 경우 지난해 내부 인프라에서 더 많은 컴퓨팅 파워와 스토리지 저장 공간이 필요할 때, 이를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에 자동으로 연결하는 형태의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올 상반기 중으로 출시될 ‘클라우드 시스템 매트릭스 7.0’를 통해 가능하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오는 2020년까지 기존 시스템(온프레미스)과 퍼블릭 클라우드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모델이 주된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몇년 간 시장에서 클라우드를 이야기했지만, 전세계적으로 봤을 때 실제 퍼블릭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비중은 9%,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 비중은 58%,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27%라는 통계가 있다”며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완벽하진 않지만 이미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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