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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대표 승부사 이석채-손정의, IDC 협력 ‘막전막후’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한국, 일본 통신기업의 대표 승부사들은 남달랐다.

KT와 소프트뱅크가 한국에 합작사를 설립, 소프트뱅크는 물론, 일본내 기업의 데이터를 한국에서 관리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나선다. 양사는 30일 도쿄서 750억원 규모의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과 관련한 MOU를 체결했다. 김해에 세워지는 이 데이터센터는 일본내 기업들의 데이터를 관리하게 된다. 

큰 기업일수록 데이터를 아웃소싱하는 경우가 드물다. 민감한 사내 데이터를 외부에게 위탁관리한다는 것 자체가 정서상 맞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국내의 대기업들은 대부분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한다.

그런데 자국내 서비스 업체도 아니고, 바다 건너 타국의 데이터센터에 정보를 관리하게 하는 일본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게 된 것이다. 사실 KT와 소프트뱅크의 클라우드 서비스 합작회사 설립은 일본 대지진 영향으로 보다 안전한 백업센터를 구축하고 싶은 일본내 기업의 니즈가 반영됐다.

하지만 불과 몇 달만에 합작사 설립 및 기업 유치 컨퍼런스 개최라는 신속한 의사결정은 기업간 이해관계 보다는 큰 틀에서의 협력을 우선시 한 KT와 소프트뱅크 CEO들의 통큰 결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KT와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인 데이터센터 활용방안을 논의해왔다. 하지만 원래 버전은 합작사를 설립하는 것이 아니라 목동이나 천안 등 이미 구축된 KT 데이터센터를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올해 3월 지바현 대지진 발생 이후 양사의 협력 방향도 180도 변했다.

4월 11일 아타 신이치 소프트뱅크 CIO가 한국을 방문해 손정의 회장에게 협력안을 보고한 즉시, 손 회장은 이석채 회장에 전화를 걸어 "일본에서 논의를 할 수 있겠느냐"라고 의사를 타진했다.

이에 이석채 회장은 이틀뒤인 14일에 전격 소프트뱅크를 방문했고, 이즈음 부터 합작사 설립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이후 2개월이 채 안돼 합작사 설립 및 기업설명 컨퍼런스가 이뤄졌다.

KT는 "양사 CEO가 줄다리기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이는 두 회사가 일본 기업에 대한 구호적인 마음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드에 대한 굳은 신념을 가진 이석채 회장의 승부사 기질과 일본내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꼽히는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의 빠른 결단력이 합해져 합작사가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도쿄내 대기업의 80%가 원격지에 백업 센터를 만들지 않았다"며 "전기 공급이 중단됐을 경우 사업자체를 이어 갈 수 없었다"고 밝혔다.

손정의 회장은 "때문에 일본기업에서 원격지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기 시작했다"며 "이에 KT와 손잡고 한국에 백업을 위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석채 KT 회장 역시 "밖으로 데이터센터를 내보내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만 백업을 만든다면 한국 이상의 나라는 없을 것"이라며 "이유는 가깝고 싸고 품질은 좋으며 안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동북아 벨트 전체에 효과를 내기 위해 소프트뱅크와 아이디어를 공유했다"며 "일본에 도움이 되고 싶었고, 그 계획이 실천돼 기쁘다"고 밝혔다.

<도쿄=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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