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10년 결산/2011년 전망③] 휴대폰
- 내년 출시 휴대폰 80% 스마트폰…태블릿 경쟁, 삼성전자·애플 ‘양강 구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스마트폰으로 시작해 스마트폰으로 끝났다. 국내 휴대폰 시장은 세계보다 2년 늦게 스마트폰 바람이 불었지만 성장세는 그 어느 시장보다 빨랐다.
올해 스마트폰은 전체 휴대폰 시장의 25%를 차지했다. 내년에는 5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 애플의 ‘아이폰3GS’와 ‘아이폰4’가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가져갔다. 내년에는 전체 휴대폰 신제품의 80% 이상이 스마트폰으로 예상돼 스마트폰 경쟁력에 따라 업계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삼성전자·LG전자, 양강구도 ‘균열’= 올해 국내 휴대폰 시장은 삼성전자 LG전자의 양강 구도의 균열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세계 2위의 면모를 지켰지만 LG전자는 위기에 빠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를 비롯한 갤럭시 시리즈의 선전으로 연간 휴대폰 시장 점유율 50%을 고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LG전자는 연간 점유율 20%가 위태롭다. 작년대비 10%포인트 점유율이 내려갔다. 만년 3위 팬택은 스마트폰으로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던 LG전자와의 점유율 격차를 5% 내외로 좁혔다. 스마트폰으로 주력 제품 전환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삼성전자, 애플에 이어 연간 100만대 판매를 눈앞에 뒀다.
애플은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에 가려 힘을 쓰지 못했던 해외 업체의 부진을 비웃듯 시장 진입 1년 만에 전체 휴대폰 시장 4위에 안착할 전망이다. 점유율로만 보면 LG전자가 잃은 만큼 애플이 성장했다. 모토로라는 애플에게 밀렸지만 국내 최초로 안드로이드폰 ‘모토로이’를 선보이는 등 일반폰을 포함해 10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업그레이드, 새로운 경쟁력 잣대로 부상=HTC는 ‘디자이어’, ‘HD2’, ‘디자이어팝’, ‘디자이어HD’ 등 5종의 신제품을 내놓고 국내 시장을 공략했지만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디자이어’가 부품 수급 문제로 적기에 물량을 맞추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한국에서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뒤진 것이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역전당하는 결과까지 이어졌다.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면서 업그레이드가 새로운 시장의 화두로 자리 잡았다. 향후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새 버전을 내놓을 때마다 이 문제는 지속될 전망이다. 업그레이드는 신제품 개발과 거의 비슷한 노력이 필요해 제조사의 사후 관리 능력이 경쟁력의 중요한 축으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2011년에는 스마트폰이 휴대폰 시장의 주류로 완전히 자리를 잡을 전망이다. 새로 출시되는 단말기의 80% 이상이 스마트폰으로 예상된다. 20% 가량 공급되는 일반폰도 통화 기능에 초점이 맞춰진 저가 제품이 주종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내년 국내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1000만대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내년 스마트폰 누적 가입자 수를 최대 150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4인치·듀얼코어 스마트폰 시대 ‘본격화’=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경우 4인치 이상 디스플레이와 1GHz급 듀얼코어 프로세서 등 고사양 제품 경쟁이 본격화 된다. 엔비디아를 시작으로 퀄컴, 삼성전자 등 주요 칩셋 업체는 내년 주력 프로세서로 듀얼 코어 제품을 밀고 있다. 듀얼코어는 싱글 코어 제품에 비해 처리 속도가 빠르고 성능도 높다. 근거리무선통신기술(NFC: Near Field Communication)을 적용한 제품도 늘어날 전망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경쟁이 심화되는 이유는 운영체제(OS) 차별화가 더 이상 어렵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폰의 개발을 위한 기술은 이제 대부분의 제조사가 갖췄다.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은 큰 관심을 끌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제조사로서는 수익성도 좋지 않고 업그레이드 부담만 늘어나는 이중고만 발생한다. 사용자에게도 약정 할인 등을 이용할 경우 프리미엄 제품 구매와 별 차이가 없어 큰 매력이 없다.
제조사 경쟁 구도는 삼성전자가 절대 우위를 지키는 가운데 LG전자, 애플, 팬택의 2위권 다툼이 치열할 전망이다. 올해까지 LG전자가 전체 휴대폰에서 2위를 지키겠지만 스마트폰 경쟁력이 여전히 취약하다. 반면 애플은 스마트폰 2위·전체 4위며 팬택은 안드로이드폰 2위·스마트폰 3위다.
◆모토로라·HTC, 5위 다툼도 ‘주목’=모토로라와 HTC의 5위 경쟁도 불을 뿜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토로라는 내년부터 일반폰 신제품을 내지 않을 계획이고 HTC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모토로라보다 앞서 있다. HTC는 세계 시장에 비해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는 회사다. 모토로라는 SK텔레콤과 오랜 협력 관계에 거는 기대가 크다. 노키아, 소니에릭슨, 림(RIM), 델, SK텔레시스, KT테크 등은 10%도 채 안되는 시장을 나눠가질 것으로 분석된다. HP 등 또다른 외산 업체의 진입도 점쳐진다.
전체 휴대폰 제조사의 경우 안드로이드 OS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PC 제조사처럼 수익성 악화가 예견된다. 스마트폰은 OS 업그레이드에 따라 일반폰에 비해 개발 사이클도 빨라 개발비가 상승하는 반면 같은 OS를 쓰기 때문에 차별화가 쉽지 않다. 부품 업체의 원가 압박 상승도 불을 보듯 뻔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폰7 OS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 OS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의 ‘바다(bada)’와 MS의 윈도폰7이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관심사다. 바다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OS다. 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은 빠르면 1월 선보일 예정이다. 윈도폰7 스마트폰은 하반기 출격을 준비 중이다. SK텔레콤이 추진하는 전 세계 통신사 연합 플랫폼 단말기도 빠르면 4분기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한편 태블릿 시장 경쟁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구도가 예견되지만 LG전자와 팬택, 림(RIM) 등 휴대폰 제조사, 델과 HP 등 PC 업체의 도전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MS의 윈도 계열 제품도 변수다.
코원 등 중소기업들도 제품을 준비 중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11년 국내 태블릿 시장 규모를 120만대로 내다보고 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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