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혁신과 품질로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제품을 만들자’ 구본준 부회장의 ‘LG전자 살리기’ 구상이 서서히 베일을 벗고 있다. 구 부회장은 현재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혁신’과 ‘품질’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2일 LG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CEO 직속으로 혁신팀과 6시그마 추진팀을 신설했다. 혁신팀은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혁신 제품을 남들보다 먼저 시장에 내놓기 위해 신설된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 시장에 늦게 대응해 현재의 위기상황이 야기된 만큼 이를 고려한 조직 신설이라는 해석이다. 6시그마 추진팀은 품질과 소비자 만족을 담당한다.
구 부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LG전자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는 혁신을 내세우고 품질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전임 대표인 남용 부회장이 마케팅을 내세우는 기조로 회사의 전반적인 전략을 가져갔다면 구 부회장은 근본 경쟁력이 되는 기본을 강조하는 셈이다.
3분기 전사 적자의 원인이 됐던 MC사업본부는 피처폰과 스마트폰으로 나누어져 있던 조직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 주요 골자다. 특히 MC사업본부 내에도 품질경영담당을 새롭게 신설했다는 점은 품질에 대한 구본준 부회장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랄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제품 경쟁력 확보를 위해 품질과 혁신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에 대한 구 부회장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MC사업본부의 경우 휴대폰 사업의 역량 강화를 위한 대응 체계를 만들기 위해 조직을 개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구본준 부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주력 사업 부문인 MC사업본부와 HE사업본부의 사업본부장을 교체했다. 이 때문에 MC사업본부에 이어 조만간 HE사업본부도 크고 작은 조직 개편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게 LG전자 안팎의 전망이다. 다만 이번 MC사업본부의 조직개편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사장급 이하 경영진이 대폭 물갈이가 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조직을 크게 흔들지 않는 선에서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룹 내 주요 전자 계열사의 임원들이 LG전자로 자리를 옮길 수 있다는 분석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구 부회장 직속 혁신팀에는 LG디스플레이의 경영혁신담당을 맡아온 고영언 상무가, MC사업본부내 품질경영담당으로는 모바일OLED 고객지원담당을 맡은 김준호 상무가 영입됐다. 이들 임원들은 과거 구본준 부회장이 LG디스플레이의 대표로 활동하던 시절 함께 사업을 이끌어온 측근들이다.
LG 전자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단행한 이번 조직개편의 주요 키워드가 ‘혁신’과 ‘품질’인데 관련 부서에 두 인사를 배치한 것은 구 부회장의 친정체제를 강화하려는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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