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권영수 LG디스플레이 대표<사진 오른쪽>가 최근 구본준 부회장<사진 왼쪽>을 대표로 맞이한 LG전자와의 관계에 대해 “앞으로 더 잘 될 것 같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권영수 대표는 21일 3분기 실적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 분(구본준 부회장)이 LCD도 잘 알고 계셔서 앞으로 LG전자와 더 잘될 것 같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구본준 부회장이 대표로 취임한 LG전자와 앞으로 어떤 관계가 될 것 같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남용 부회장도 잘 하셨지만 LCD 경험이 없었다”며 이 같이 답했다.
권 대표는 “앞으로 LG전자와 공동으로 할 일이 많은 데 구 부회장께서 도움을 요청하면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권영수 대표의 발언은 그룹 주력사인 LG전자와 긴밀한 업무 협력을 통해 그룹 전체의 경쟁력 제고 및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안팎에선 구본준 부회장과 권영수 사장이 비슷한 경영 철학을 가지고 있는 만큼 양사의 그룹 내 업무 협력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LG 관계자들에 따르면 구본준 부회장과 권영수 대표는 닮은 점이 많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권영수 대표가 LG디스플레이의 전임 대표이자 전자업계 ‘선배’인 구본준 부회장의 스타일을 그대로 배웠다는 얘기도 나온다.
구 부회장은 선택이 필요한 시기에 과감한 의사결정을 내려 결실을 맺는 등 정면 승부에 능한 용장 스타일이다. 구 부회장은 필립스로부터 16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해 LG필립스LCD를 세웠고, 주변의 반대를 뿌리치며 파주에 초대형 LCD 클러스터를 건설, 최근 ‘잘 나가는’ LG디스플레이의 밑거름을 닦은 공격형 경영자 스타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권영수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임원진하고 결심한 것은 신중하게 판단하되 맞다고 생각하면 주저 없이 실행하자는 신조를 세웠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2008년 혹독한 LCD 공급과잉 국면에서도 ‘장기적으로는 LCD 수요가 늘 것’이라고 판단해 적극적인 시설투자를 실시했고, 이는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
이처럼 될 것이라고 판단되면 위험을 무릅쓰고 수조원대의 투자를 단행하는 배짱이 구 부회장의 그것과 닮았다는 것이다. 특히 구 부회장이 LCD 장비 국산화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것처럼 권영수 대표 역시 국내 장비 업체들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상생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권영수 사장은 구본준 부회장으로부터 상당한 신임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권 사장이 구본준의 LG전자호에 대해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최대한 협력하겠다”도 이 같은 상황이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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