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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경쟁자들에는 넘사벽…왜 강한가

-[기획/네이버 10년, 대한민국 인터넷 10년 그리고 미래②]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NHN(대표 김상헌)이 운영하는 네이버(www.naver.com)는 국내 포털 업계의 ‘넘사벽’이다. 넘사벽이란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라는 뜻의 인터넷 신조어. 네이버와 다른 포털업체들의 격차가 너무 벌어져 따라잡기 힘든 상황이라는 의미다.

네이버는 지난 몇 년 동안 국내 인터넷 검색 점유율의 65%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지난 해 다음, 네이트 등 경쟁자들의 거센 도전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점유율이 크게 떨어진 것은 아니었다.

경쟁자들도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이 쉽게 떨어지지 않으리라는 점에는 동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네이버, 검색의 룰을 만들다= 지난 2006년 구글이 한국에 연구개발센터(R&D) 센터를 세우고 한국시장 공략을 선언했을 때 네이버는 다소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무리 세계 최고기술의 구글이라도 하더라도 국내에서는 '네이버에 안 된다'는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실제로 3년이 지난 지금 구글의 검색 점유율은 매우 미미한 상황이다.

구글은 왜 뛰어난 검색기술을 가지고 있음에도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했을까.

이에 대해 네이버 경쟁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검색의 룰을 이미 네이버가 정해 놓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 네티즌들은 이미 네이버식 검색에 완전히 길들여졌다”면서 “네이버식이 아닌 방법으로 국내 검색시장에 진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여기서 네이버식 검색이란, 단순히 정보가 담긴 문서를 찾아주는 검색이 아니라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이해해 보여주는 검색이다.

예를 들어 네이버 검색창에 ‘최신영화’를 입력하면, 최근 개봉된 영화의 종류와 감독, 배우 등의 기본정보, 네티즌 평점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구글 검색창에 ‘최신영화’를 입력하면 최신영화라는 키워드가 포함된 웹사이트나 문서를 보여준다.


이미 네이버 검색에 익숙해진 국내 네티즌들은 이같은 구글식 검색결과에는 만족하지 않는다.

이 같은 네이버의 검색결과는 검색엔진의 성능만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국내 사용자들의 검색요구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결과를 보여주기 위한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네이버, 규모의 경제 이뤘다 =
“네이버는 검색 점유율을 바탕으로 여러 서비스들을 연계하는 것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포털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네이버 상태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한국의 네티즌들이 검색을 위해 방문한 네이버에서 메일도 쓰고, 카페에 가입하기도 하며, 블로그도 개설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다양한 서비스가 검색과 맞물리다 보니 네이버는 이용자들이 떠날 수 없는 힘을 갖게 됐다.

실제로 다음의 최대 강점이었던 카페 서비스의 경우 네이버가 이미 앞서기 시작했고, 메일 서비스도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뉴스 서비스의 경우 네이버 뉴스캐스트 시행 이후 점유율은 줄었지만, 실제 영향력은 여전히 네이버가 갖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또 네이버가 이미 규모의 경제를 이뤘다는 점도 경쟁사가 쉽게 넘을 수 없는 벽이다. 예를 들어 네이버는 다음, 네이트 등 경쟁사에 비해 현금 및 인력 동원력이 훨씬 크다. 다음에서 10명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네이버에서는 30명이 할 수 있다.

제조, 금융, 유통, 서비스 어느 산업분야에서든지 시장 1위를 지키는 비결은 있다. 단순히 외형적인 투자를 많이해서도 아니다.

결국은 소비자와 시장을 이해하는 능력의 차이에서 명암이 갈린다. 네이버의 경우도 이와 다르지 않다. 지난 10년 네이버의 성공사례에 비춰, 우리 나라 인터넷 기업들이 앞으로 가져가야 할 몇가지 가치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포털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포털 시장은 더 이상 시장을 급격히 바꿀만한 서비스는 등장하지 않을 것 같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이룬 네이버를 넘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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