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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FDS 매각작업 난항 불가피

‘제일FDS매각되도 제일은행 IT아웃소싱은 불가’ 제일은행 노조

금융IT업계의 초미의 관심사인 '제일FDS의 매각'이 뜻밖의 암초에 부딪히게 됐다. SC제일은행측이 제일FDS(www.kfds.co.kr 대표 강기환) 매각을 서두르고 있지만, 정작 매각대상은 제일FDS의 은행업무가 아닌 일반 대외SI 업무 중심이 될 가능성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즉, IT업체들이 제일FDS를 인수하더라도 제일은행 IT아웃소싱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은 희박해진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IT업체들로서는 제일FDS를 인수할 실익이 없어진다. 24일 SC제일은행 노조 김환필 위원장은 “은행 IT를 외부에 맡긴다(아웃소싱)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매각되는 제일FDS 인력 일부는 제일은행으로 편입시켜 정규직화하는 방안을 경영진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산요원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며 “이는 인소싱 개념으로 접근한 노조 내부의 방침”이라고 전했다. 현재 제일FDS 전체 직원은 약 230여명 수준이며, 이중 약 150여명이 제일은행의 IT아웃소싱 업무를 주로 맡아왔다. 제일은행은 제일FDS가 매각되면 이 회사의 기존 아웃소싱 인력 150여명중 상당수를 은행에 편입시킨다는 전략인 셈이다. 결국 제일은행 노조의 이같은 입장은 지난 6월 은행측이 제일FDS를 매각한다고 공식화 한 이후, 그동안 IT업계를 흥분시켰던 제일은행 IT아웃소싱 가능성에 찬물을 끼얹는 것으로 앞으로 매각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은행 노조는 그동안 논란이 돼 온 ‘금융기관 IT아웃소싱 불합리성’이라는 금융노조의 입장을 반영해 은행과 관련된 사업은 은행에서 흡수하고, 제일FDS가 독자 추진한 외부사업과 제일FDS라는 법인만 매각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환필 위원장은 “알기쉽게 얘기하면 공장부지 등을 매각하는 것이 아니다. 법인을 매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제일FDS가 최근 수주한 대외 SI사업은 산업은행 '프론트오피스' 구축 사업을 비롯해 수협중앙회 ‘개인워크아웃 시스템 구축’ 사업, 한국주택금융공사 차세대시스템 구축 등이다. 하지만 전체 매출중 이같은 대외업무 비중은 약 20%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결국 이번 제일FDS 매각은 제일은행 IT 업무에 인력을 지원하는 사업이 80%를 차지했던 제일FDS가 20% 해당하는 대외업무와 법인만 매각하는 초라한 모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IT업계에서는 제일FDS의 매수주체와 매각대금 논란이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매수주체 관련, 물밑협상을 벌여온 대형 SI회사들이 은행측에 요구하는 ▲제일은행 차세대시스템 보장 ▲일부업무(정보계 등) 데이터센터 아웃소싱 등은 사실상 ‘불가’로 판정이 났기 때문에 대형 SI 회사라도 선뜻 매수자로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제일FDS의 핵심사업을 제외하고 빈껍데기만 팔겠다는 식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SI업체 한 관계자는 “제일은행 IT아웃소싱 사업을 떼놓는다면, 제일FDS는 매력이 없는 매물”이라며 “노조와 은행측이 대 합의를 이루지 않는다면 현재 은행권 분위기로 봐서 매각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말하는 ‘분위기’는 최근 외환은행 IT아웃소싱 논란을 두고 하는 얘기로, 사실상 은행 계정계 아웃소싱이 불가하다는 게 금감원과 은행 노조측 입장이고 그렇다면 제일FDS가 갖고 있는 매력적인 사업은 아니라는 것이다. 덧붙여 현재 SC제일은행 측에서 평가하는 100~200억대 매각대금도 상당부분 축소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당초 제일FDS 매각 자체가 제일은행 인수자금 조기 회수로 알려졌으나, 이는 상당부분 왜곡된 것이라고 제일은행 노조는 밝혔다. 김환필 위원장은 “스탠다드 차터드가 총 3조 4000억원에 제일은행을 인수했는데 100~200억원으로 회수가 되겠느냐”고 반문하고 “단순한 법인 매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설명한 대로 제일FDS의 일부 핵심인력의 제일은행 편입이 이뤄지면 결국 100~200억원 조차 받지 못하고 매각하는 꼴이 된다. 결국 매수주체 없이 흘러가는 이번 제일FDS 매각은 자칫 ‘매물’ 만 있고, ‘매수’가 없는 지난 2003년 상황을 재현하는 선에서 끝날 개연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 제일은행은 빠르면 이번주중 삼성, LG, EDS코리아 등 6-7개업체를 중심으로 매각 제안요청서를 발송하고 본격 매각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김동기 기자>kd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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