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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신한-SKT 합작카드사 추진 반발

“신용사업은 은행 고유 업무...통신사업자 진출 용납안돼”

최근 신한금융지주사(www.shinhangroup.com 대표 라응찬)와 SK텔레콤(www.sktelecom.com 대표 김신배)의 카드합작사 추진 움직임이 구체화되면서 은행권의 반발기류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물론 SK텔레콤의 신용카드업 진출에 대해 못마땅해하는 은행권의 움직임은 이미 3~4년전 SK텔레콤이 전북은행 카드사업부문을 인수하려했던 당시에도 있었다. 하지만 국내 이통시장의 명실상부한 1위 업체인 SK텔레콤이 국내 금융권 자산규모 2위인 신한금융그룹과 손을 잡는 사실 자체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충격파로 은행권을 강타하고 있다는 것이 은행권의 반응. 무엇보다 은행권의 반발수위가 예상했던 것 보다 강하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신용카드사업은 금융기관의 고유업무인데 신한지주사가 왜 통신사업자를 끌어들이려고 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며 원칙론을 들어 비판했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SK텔레콤의 카드사업 진출에 대해 은행권 공동으로 대처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국민은행 관계자도 “SK텔레콤이 1900만에 달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카드사업을 벌일 경우 기존 은행계카드사 뿐만 아니라 삼성, LG, 현대카드 등 전업계 카드사는 전부 고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신한지주사가 SK텔레콤과 논의중인 합작카드사 설립은 조흥은행 인수가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라응찬 회장이 단기실적을 바라보고 벌이는 이벤트”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 사업승인을 부결시키도록 전방위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은행권이 공동전선을 구축해 신한지주와 SK텔레콤의 행보를 저지할런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하지만 어떤식으로든 신한지주-SK텔레콤 양측은 카드합작사가 출범하기까지 상당한 시장의 반발을 극복해야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은행권 일각에서는 "과거 SK네트웍스 분식회계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최태원 회장 등 SK그룹의 문제점을 금감원을 통해 강하게 제기하고 대기업출자총액제한 등 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금융감독 규정에 나와있는 카드사 설립요건은 ▲자본금 200억원 이상 ▲대주주가 법을 어긴 사실이 없을 것 ▲대주주가 법인인 경우 부채비율이 200% 이하일 것 ▲전산 등 설비를 갖출 것 ▲사업계획이 타당할 것 등이다. 이에 대해 신한지주측은 카드합작사 설립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분명한 입장을 정리한 상태다. 신한지주사의 한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사안도 아닌데 언론, 은행권이 너무 앞서간다”고 은행권 반발 움직임에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SK텔레콤과 합작 카드사를 설립하는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이어 “신한카드사를 중심으로 SK텔레콤의 지분참여를 유도하고 양사에 필요한 고유 카드 브랜드를 만든다면 금융감독원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즉, 신한카드의 현재 사명을 변경하고 신한지주-SK텔레콤 합작카드 브랜드를 만들어 시장에 내놓는다면 금융감독원 규정에 맞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신한카드는 총 주식 3056만주를 모두 신한지주사가 보유중이고 미발행 주식이 약 6943만여주에 달한다. 이를 증자를 통해 신한지주와 SK텔레콤이 나눠서 갖는 방식으로 회사를 설립하면 법적으로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것이 신한지주촉의 논리다. 실제로도 은행권이 신한지주-SK텔레콤의 카드합작사 설립을 반대할만한 뚜렷한 위법성은 현재로선 없다. 냉정하게 보면, 최근 분출되고 있는 은행권의 반발은 다분히 시장파이가 축소되는데 따른 동종업계 경쟁사들의 '정서적 반발'이상의 의미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같은 '정서적 반발'이 오히려 언젠가는 시장의 압력으로 구체화될 수도 있다는 점이 신한지주측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이다. 현재 국내 은행 시장은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빅4'가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구도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어려울때 서로 협력해야하는 동반자 관계라는 점을 신한지주측이 너무나 잘 알고 있기때문이다. 신한은행과 주거래관계에 있는 대기업이 부실화됐을때 채권단의 이해를 구해야하는 상황이 앞으로 절대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결국 SK텔레콤의 카드업 진출 여부는 신한지주 측이 은행권을 어떻게 정서적으로 달래느냐에 따라 구체적으로 합작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기 기자>kd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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