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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 콘텐츠 코리아, '글로벌 메인스트림'으로의 대전환 필요하다

김용희 선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김용희 선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은 지난 수십 년간 한류라는 독특한 브랜드로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아 왔다. K-팝, K-드라마, K-영화로 대표되는 한국 콘텐츠는 분명 독자적인 매력으로 글로벌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이제는 '한국적 특수성'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진정한 글로벌 장르로 발돋움해야 할 시점이 왔다. 한국 콘텐츠가 더 이상 특별한 장르로 구분되지 않고,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주류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

먼저, '한국 콘텐츠'라는 레이블을 넘어서야 한다. 넷플릭스, 디즈니+와 같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의 부상으로 콘텐츠 소비는 국경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한국 콘텐츠가 단순히 '이국적' 매력으로 소비되는 것에서 벗어나, 보편적인 스토리텔링과 제작 방식을 통해 글로벌 장르로 발돋움해야 한다. '오징어게임'이나 '기생충'이 증명했듯이, 한국적 소재도 인류 보편의 주제를 담아낼 때 진정한 글로벌 성공을 이룰 수 있다.

둘째, 한국은 독자적인 콘텐츠 생산기지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생태계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미국은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상당 기간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지 역할을 할 것이다. 한국이 이 거대한 생태계의 단순한 경쟁자가 아닌, 미국 산업의 확장된 기지로서 협력할 때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이러한 전환을 위해서는 두 가지 핵심 요소가 필요하다. 바로 '글로벌화'와 '개방화'다. 특히, 외국인직접투자(FDI)와 국제 공동제작 활성화를 위한 인식개선과 제도개선이 시급하다.

먼저, FDI 활성화를 위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외국 자본의 유입이 한국 콘텐츠의 정체성을 희석시키거나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이는 편협한 시각이다. 외국 자본은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선진 기술, 글로벌 마케팅 노하우, 국제적 인적 네트워크 등을 함께 가져온다. 미국, 영국 등 글로벌 미디어 강국들도 외국 자본을 적극 유치하며 경쟁력을 강화해왔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한국 콘텐츠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외국 자본을 '위협'이 아닌 '기회'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제도적으로는 FDI와 국제 공동제작을 장려하기 위한 법적, 행정적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의 콘텐츠 투자 관련 규제와 세제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비해 복잡하고 경직되어 있다. 투자 절차의 간소화, 세제 혜택 확대, 외국 인력의 비자 및 노동 조건 개선 등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국제 공동제작을 위한 전담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스튜디오와 한국 제작사 간의 협업을 촉진하는 매칭 프로그램과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

또한, 지적재산권 보호와 공정한 수익 배분 체계를 강화하여 글로벌 파트너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는 단기적인 자본 유치를 넘어 장기적인 파트너십 구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교육과 인재 양성 측면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글로벌 시장을 이해하고 국제 공동제작을 주도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해야 한다. 국내 교육기관과 글로벌 미디어 기업 간의 산학협력을 강화하고, 국제적 감각을 갖춘 쇼로너, 익스큐티브 프로듀서, 기획자, 비즈니스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장르로 도약하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산업의 핵심 파트너가 되려면 외국인직접투자와 국제 공동제작을 적극 장려하는 방향으로의 인식 전환과 제도 개선이 필수적이다.

이는 단순한 자본 유치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콘텐츠 산업이 글로벌 가치사슬 내에서 더 높은 위치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다. 개방과 협력을 통해 한국 콘텐츠는 단순한 '특별한 장르'를 넘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표준을 만들어가는 주도적 위치로 가야한다.

글 : 김용희 선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기고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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