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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신용 인플레시대②] AI로 더 강력해진 '대안신용평가'… 넘어야할 과제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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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비록 금융 이력 데이터는 부실하지만 내 신용도를 제대로 증명해줄 또 다른 데이터가 있다면?'

이러한 시각에서 '대안신용평가'의 개념은 출발했다.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먼저 활성화됐지만 최근 국내서 대안신용평가에 대한 활용 속도는 크게 빨라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머신러닝 및 AI 기반 평가 모델을 활용해 보다 광범위하고, 더욱 정교한 비정형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대안신용평가가 가능해 진것도 고무적이다.

'대안신용평가'의 품질이 고도화된다는 것은, 바꿔말하면 금융회사가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게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도 기존 평가방식보다 리스크를 낮추면서 대출 승인율을 높일 수 있기때문에 결국 선순환 구조가 강화되는 것이다.

신용데이터가 부족한 '씬파일러'나 금융 소외 계층에게 이러한 대안신용평가는 넓게는 우리 공동체의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는 역할까지도 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기술적 가치를 뛰어넘는다.

업계 전문가들은 "AI를 통해 기존 신용평가의 맹점을 보완하고 평가의 변별력을 확보해 금용 접근성을 확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보다 정교한 신용평가 모델 개발을 통해 궁극적으로 금융산업의 발전과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하고있다.

◆해외에선 더 활발한 대안신용평가… 국내서도 다양한 구현 방안 시도

대안신용평가는 국내보다 해외에선 훨썬 더 활발하다. 미국의 경우, P2P 대출 플랫폼인 랜딩클럽(LendingClub)은 주요 신용평가기관의 신용점수 등 전통적인 신용평가 방식외에도 대안신용평가 방식도 병행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때문에 자세한 방식을 공개하고 있지않지만 웹사이트 내에서의 사용자 행동 패턴, 정보 탐색 방식 등을 분석해 신용도 측정에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22년말 기준 200억달러 대출을 실행했는데 이 중 30%가 씬파일러이다.

또 글로벌 정보서비스회사인 엑스피리언(Experian)은 무료 대안신용평가 프로그램인 '엑스피리언 Go(Experian Go)'를 선보이고 있다. 신용 기록이 없는 개인들에게 금융 시스템에 참여하고 신용을 잘 관리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대안신용평가가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아울러 은행 계좌 정보와 연계해 소비자가 공과금, 통신비, 스트리밍 서비스 요금의 제때 납부 이력을 신용 점수에 포함시켜 판정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신용점수(FICO)를 잠재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은행 계좌와 연계해 유틸리티 제공업체(전기, 가스, 수도 등), 통신 회사(전화, 인터넷, 케이블 등) 및 일부 스트리밍 서비스(넷플릭스 등)에 대한 요금 납부의 성실성을 평가의 기준으로 삼는다. 일부 지역에서는 임대료 납부, 저축 계좌 입금, 지방세 납부까지도 고려한다.

중국알리바바 그룹의 앤트 파이낸셜은 '즈마신용'(芝麻信用)이라는 독자적인 대안신용 평가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기존 금융 거래 이력 중심의 신용 평가에서 벗어나 알리바바 그룹의 방대한 생태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다.

신용카드 사용 이력이나 대출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온라인 쇼핑 기록, 즉 타오바오, 티몰 등 알리바바 플랫폼에서의 구매 내역, 빈도, 선호도 등을 분석하여 소비 습관을 파악한다.

또한 알리페이(Alipay)를 통한 결제 및 송금 기록을 통해 금융 활동의 성실성을 평가하는 식이다. 물론 공과금 납부, 택시 호출, 호텔 예약, 자전거 공유 서비스 이용 등 다양한 생활 서비스 이용 기록도 평가에 참조한다. 이밖에 친구 관계,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 등 소셜 데이터를 활용해 사회적 신뢰도를 간접적으로 평가한다.

인도의 신용 평가 및 대출 플랫폼인 크레딧 만트리(Credit Mantri)는 무료로 이용자가 자신의 신용 점수를 확인하고 개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서도 인터넷은행 및 핀테크기업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대안시용평가 모델들이 출시되고 있다.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페이 스코어'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네이버페이의 다양한 비금융 데이터와 NICE평가정보의 신용정보를 결합한 대안평가 모형으로 네이버페이 이용 내역, 소비 활동의 규칙성과 지속성, 꾸준한 투자 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개인의 신용 위험도를 분석한다. 사업자의 경우, 거래액, 배송 및 문의 응답 속도, 리뷰, 예약 건수 등 스마트스토어 및 스마트플레이스 관련 데이터도 활용된다.

핀다는 '오픈업'플랫폼을 통해 예방창업자나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위한 AI기반의 상권분석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예비 창업자나 사업 확장을 고려하는 소상공인들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정확하고 효율적인 상권 분석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정 지역의 유동 인구, 추정 매출, 주변 상권 정보, 경쟁 점포 현황 등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카카오페이도 사용자 결제 이력, 금융상품 가입 내역, 소비 패턴 등을 기반으로 신용평가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통신데이터를 통한 신용평가 방식이 각광을 받고 있는데 국내 통신 3사가 주축이돼 설립된 통신대안평가는 지난 1년간 KB금융을 비롯한 의미있는 금융권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통신대안평가측은 "전국민 대다수를 아우르는 최고 수준의 데이터 커버리지를 바탕으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 관리성향, 거래능력, 연속성 등 심층적이고 다층적으로 평가를 할 수 있어 정확도와 변별력이 높다"고 강조하고 있다.

챗GPT-4o(포오) 이미지 생성(ChatGPT-4o Image Generation) 모델이 제작한 이미지
챗GPT-4o(포오) 이미지 생성(ChatGPT-4o Image Generation) 모델이 제작한 이미지

◆AI로 날개단 '대안신용평가'… 그러나 넘어야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신용평가시장은 크게 개인과 기업으로 나뉜다. 두 시장 모두 기존과 다른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한 다차원 분석이 가능해졌는데, 이를 앞당긴 것은 단연 AI의 고도화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금융 데이터 외에도 커머스(결제) 데이터, SNS 활동, 공공 유틸리티 데이터 등 활용성이 높은 데이터들이 있다"며 "이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통합해 사용할 경우 고도화된 신용평가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있다.

AI 머신러닝 기술을 수천만 명의 사용자로부터 수집된 방대한 데이터를 AI 및 머신러닝 기술로 분석하여 개인의 신용도를 점수화한다.

그러나 한편으론 AI 기반 대안신용평가의 과제 또한 고려해야할 요소다.

데이터의 편향성 문제가 대표적이다. 학습 데이터에 편향이 존재할 경우, 특정 집단에 불리한 평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럴 경우 개인에게 불리한 평가가 내려질 수 있다.

개인 정보 보호 및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 또한 존재한다. 개인의 다양한 소비 이력 등이 데이터로 활용되다보니 민감한 개인 정보의 노출 위험이 상존한다. 이에 따른 데이터 보안 및 활용에 대한 엄격한 기준과 규제가 필요하다.

또한 AI를 통해 내려진 평가를 소비자가 인정하고 납득해야하는 문제도 생긴다. 즉, 제대로 평가했느냐에 대한 '설명가능한 AI'(XAI)문제, 즉 평가 모델의 투명성 및 신뢰성 확보도 넘어야할 과제로 꼽힌다.

물론 이같은 우려에도 전문가들의 전망은 대체로 낙관적인다. 대한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시간의 문제일 뿐 향후 금융시장에서 대안신용평가가 필수적인 평가 방식으로 자리잡게될 것"이라며 "금융사는 이를 통해 보다 정교한 신용평가로 우량 고객을 선별하고, 그에 따른 맞춤형 금융상품을 제공하기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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