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구글 지도 국외 반출 여부를 두고 새 정부에서 다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통령이 부재한 상황에서 국가 안보와 관련된 중대 사안을 결정하면 안 된다는 취지다.
10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 9일 문진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안보에 문제가 있는 구글 1대5000 지도 반출 여부를 대통령이 없는 상태에서 논의하면 안 된다"며 "새 정부 들어 (새로운) 대통령 책임 하에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구글은 지난 2월 국토지리정보원에 1대5000 축척의 한국 고정밀 지도 해외 반출을 요청했다. 현재 구글은 지도 데이터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와 해외 소재 구글 데이터센터 등을 반출지로 지정한 상태다. 내비게이션 서버가 구축된 구글 데이터센터에 지도 데이터를 보내는 만큼 한국에서도 대중교통 외 길찾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1대5000 축적의 고정밀지도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이처럼 구글은 1대2만5000 지도로는 길찾기 서비스 등이 불가능하므로 1대5000 지도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국내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많은 해외 기업들은 1대2만5000 수준의 지도로 이미 충분한 길찾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대5000 대축척 지도의 국외 반출이 제한되는 애플, MS빙, 바이두 등을 보면 각 사별 투자 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내비게이션, 자동차 길찾기, 도보 길찾기, 대중교통 길찾기, 실시간 교통정보, 위성사진 등을 모두 제공한다. 애플 지도는 iOS 사용자들에게 구글 지도 없이도 충분한 길찾기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트립어드바이저·론리플래닛 등 다양한 글로벌 관광 플랫폼 서비스를 활용해 외국인 관광객 대상 관광 정보도 제공 중이다.
또한, 구글은 해외에서 1대2만5000 이하의 축척 지도로도 '구글 지도제작 도구(Google Map Maker)'를 활용해 길찾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구글 자체 투자 및 개발을 통해 길찾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국제사진측량및원격탐사학회(ISPRS) 조사 결과, 2012년 기준 1대2만5000 이하 축척 지도로 커버되는 지역은 전 세계 66.5%로 나타났다.
구글이 1대5000 고정밀 지도 반출을 재시도하면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 VS 국가안보와 국내 산업 생태계 보호'간 여론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최근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김득갑, 박장호 객원교수가 '관광레저연구'에 기고한 '디지털 지도 서비스 규제 개선의 경제적 효과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국내 고정밀 지도를 탑재한 구글맵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가 2027년까지 외국인 약 680만명 증가에 관광수입 226억달러(한화 약 32조7700억원) 증대, 신규 일자리 8000개 창출, 부가가치는 3조9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플랫폼업계에서는 이런 연구결과가 '구글 만능주의'를 부르는 한편 국내 산업 생태계 훼손에 따른 장기적인 국가 경쟁력 하락 등 부정적 효과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논문에서 언급한 수치도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023년 기준 한국 관광객은 1100만명 수준이며 관광 수익은 153억달러(약 22조3043억원)인데 논문에 따르면 구글맵 사용이 2년간 680만명의 신규 관광객을 창출하며 이런 신규 관광객이 기존 153억달러보다 월등히 많은 226억달러의 수익을 낸다는 논리가 과장됐다는 것이다.
플랫폼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글맵의 고정밀 지도 탑재가 국가 안보 위협은 물론 국내 검색 및 온라인 광고 시장을 구글 아래에 종속시킬 우려가 있다"며 "국민의 위치정보 데이터와 POI(관심지점) 데이터가 제한없이 유출되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인공지능(AI) 학습데이터로도 사용될 수 있어 국가 AI 경쟁력 강화에도 치명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고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불확실한 경제적 효과를 위해 확실한 안보를 희생하는 우를 범하여서는 안된다며 정치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안규백 의원은 본인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고정밀 지도를 정보 제한 없이 제공하면 핵심 안보시설이 지도 상에 고스란히 드러난다"며 "핵심 안보시설에 관한 정보를 제거하려면 외국 업체에 우리 안보 시설의 좌표를 모두 제공해야 한다. 어느 쪽이든 우리 안보시설의 정보가 국외로 넘어가는 것은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모바일 빅데이터플랫폼 '모바일인덱스'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현재 국내 지도 앱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네이버지도'가 2650만명으로 가장 높았다. '티맵(1463만명)'과 '카카오맵(1057만명)'이 뒤를 이었고 구글맵의 경우 884만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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