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SK텔레콤은 OI(Operation Improvement·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AI(인공지능)와 새롭게 거듭나겠습니다.”
유영상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26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사옥에서 진행된 제4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OI를 본격화하고 수익성 제고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면, 올해는 OI를 전방위적으로 확대시키고 가속화함으로써 통신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 투자를 위한 리소스도 확보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유 CEO는 이날 주주들에 2025년 사업 전략을 공유했다. AI 사업에서 성과 가시화를 위해 지난해 OI를 통해 확보한 리소스 일부를 올해 기술 혁신을 가속화하는데 투자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러한 사업 전략은 ‘AI 피라미드 2.0’이 뒷받침한다. ‘AI 피라미드 2.0’은 사업의 ‘실행력’에 초점을 맞춰 ▲첫번째 층은 AI DC(AI 인프라 슈퍼하이웨이) ▲두번째 층은 AI B2B(AIX), 마지막 층은 AI B2C(에이닷, 애스터)로 단순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연내 AI DC를 포함한 1층(AI 인프라 슈퍼하이웨이)에서 성과를 가시화하는 데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는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AI 인프라를 선도적으로 조성한다는 SK텔레콤의 중장기 전략으로, ▲AI데이터센터(DC) ▲GPU 클라우드 서비스(GPUaaS) ▲에지AI(Edge AI) 등 세가지 축을 중심으로 전국 AI 인프라를 구축해 AI 혁신을 위한 고속도로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AI DC 부문에서 서비스형 GPU(GPUaaS)부터 모듈러 데이터센터(DC), 하이퍼스케일급 DC 등 모든 유형의 AI DC를 ‘알라카르테’(맞춤형 상품·a la carte)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AI DC 설계부터 건설, 최적화까지 서비스 전반에선 AI DC 통합 솔루션 기업인 펭귄솔루션즈과, 모듈러 AI DC 부문에선 AI 교육 솔루션 기업인 '엘리스(elice)'와 각각 손잡았다.
AI DC 구독형 AI 클라우드 GPUaaS 서비스의 경우, 지난해 12월 가산 AI DC를 함께 오픈한 GPU 클라우드 기업 ‘람다’(Lambda)와 이미 제공 중이다. GPUaaS 서비스를 구독한 기업 고객은 AI 서비스 규모나 목적에 따라 GPU 수량과 기간을 선택하고, 단독 서버·방화벽·전용회선 등 맞춤형 패키지를 구성할 수 있다.
글로벌 빅테크 사업자와 국내에 100MW(메가와트)급 하이퍼스케일 AI DC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도 계획 중이다. 비밀유지계약(NDA)에 따라 협력 중인 빅테크 사업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100MW급 AI DC는 GPU 약 6만장 규모에 달하며, 향후 1GW까지 확대해 아태지역 허브로도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다.
유 CEO는 “지난해 AI B2B 사업에서 매출 600억원을 돌파했으며, 올해는 30% 이상 성장을 목표 하고 있다”라며 “통신사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키워내며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했던 저력을 바탕으로 AI 사업을 고도화해 주주가치와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이 연내 AI 사업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겠다고 밝힌 만큼, 이날 주주총회에선 SK텔레콤의 AI(인공지능) 사업 경쟁력을 묻는 질문이 계속 이어졌다.
이에 대해 유 CEO는 인프라 측면에선 엔비디아의 ‘블랙웰(Black Wall)’을 도입하는 한편,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에 대한 참여 의지를 밝혔다.
유 CEO는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H100은 이미 도입됐고, H200보다는 블랙웰 쪽으로 아마 효율성이 더 높은 것 같아서 도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 지금 (엔비디아에) 요청하면 올 2~3분기 정도 도입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과 관련해선 “취지엔 공감하지만 여러 복잡한 조건들이 있어 정부와 협의 중이다. 통신사로서 기여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규모 서비스형GPU(GPUaaS) 사업 수주에 실패한 것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앞서,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기술 자회사 포티투닷이 1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GPUaaS 사업을 발주했다. 지금까지 발주된 대부분의 GPUaaS 사업규모가 수십억원 미만이었던 부분을 감안하면, 이는 이례적인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다만, SK텔레콤은 이번 사업을 수주하는데 실패했다. 네이버클라우드가 2년간 1000억원 이상 대규모 공급계약을 지난달 말 체결했으며, KT클라우드도 수백억원 규모로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 CEO는 “한 번 수주하지 못했다고 해서 전체 사업에 대단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GPUaaS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SK텔레콤이)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이날 ▲2024년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총 2명의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승인했다.
2024년 연결 재무제표는 전년 대비 각각 1.9%, 4.0% 성장한 연간 매출 17조9406억원, 영업이익 1조8234억원으로 승인됐다. 주당 배당금은 전년과 동일하게 연간 3540원으로 확정됐다.
특히, SK텔레콤은 투자자들이 배당금을 확인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주주친화적으로 정관을 변경했다. 새로운 정관은 3월 26일부터 적용되며,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분기 말일로부터 45일 이내 배당기준일과 배당금을 정하고 이를 2주 전에 공고하게 된다.
SK텔레콤은 김창보 변호사와 강동수 SK㈜ PM부문장을 각각 신임 사외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김창보 신임 사외이사는 2000년도부터 법조인으로 쌓아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사회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직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강동수 SK㈜ PM부문장은 통신, AI 사업 영역에서 회사가 지속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해 나가는 데 기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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