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만나 구글 젬마, 딥시크 등 글로벌 오픈소스 모델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정부부처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오픈소스에는 거대언어모델(LLM)뿐만 아니라 엔지니어링과 데이터셋까지 포함된 만큼, 정부가 정보보호 관리 감독에 앞장서야 빠른 대응과 적용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고학수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소재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엔스페이스(&Space)에서 AI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만나 현장 애로‧건의 사항을 청취하고, 오픈소스 기반 국내 AI 생태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 등장으로 주목도가 커진 오픈소스는 프로그램 개발 시 필요한 소스 코드나 설계도를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방식이다.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도 고성능 AI 모델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해 과학 기술 발전과 응용 서비스 창출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다만 자사 또는 고객사가 보유한 이용자 데이터로 추가학습 되거나 검색증강생성(RAG) 등을 거쳐 상용화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처리에 대한 법적 위험은 과제다.
하주영 스캐터랩 변호사는 오픈소스 모델이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과 기술 격차를 좁힐 수 있는 대안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연구에 따르면 오픈소스로 창출된 가치는 8조8000억달러(한화 약 1경2900조원)에 달한다.
하 변호사는 "오픈소스 활용이 이미 정보기술(IT) 산업 전체에서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잡으면서 오픈소스와 클로즈드소스 진영 간 기술 격차가 작아지고 있다"며 "지난 1월 공개된 딥시크 R1 모델만 봐도 기술 격차를 적게는 4~5개월까지 줄였다"고 전했다.
임정환 모레 AI 사업 총괄도 "오픈소스 모델 덕분에 특화된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개발하기가 쉬워졌고, 그 분야 하나에서는 오픈AI(챗GPT 개발사)를 이기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오픈소스를 활용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특정 모델이 어떤 데이터를 사용해 만들어졌는지 알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오픈소스 모델을 만들 때 어떤 종류 데이터가 사용됐고, 이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내용이 더 강조됐으면 한다"고 부연했다. 모레는 메타의 '라마 3'를 활용해 한국어 답변 성능 강화에 초점을 맞춰 대화형 AI와 의료 상담 AI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미지 생성을 위한 파운데이션 모델(아트 어시스턴트)도 개발하고 있다.
이재원 엘리스그룹 정보보호 최고책임자(CISO)는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인증(CSAP IaaS)을 획득한 자사 제품을 통해 AI 클라우드 인프라 제공 과정에서 오픈소스 모델을 활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이 CISO는 "결국 AI는 많은 데이터 학습이 필요하다"면서 "아무리 좋은 기술과 인프라가 있더라도 B2B2C 사업 모델에서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분야의 개인정보 보호 문제는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제언했다.
이날 현장에서 개인정보위는 AI 개발에 필수적인 데이터를 신뢰할 수 있는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게 정책적 노력을 가속할 것을 약속했다. AI·데이터 처리 불확실성을 줄이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고학수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경쟁력 있는 AI 혁신 생태계 발전을 위해 오픈소스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기관‧기업에서 오픈소스 AI를 도입‧활용하는 과정에서 AI‧데이터 처리와 관련된 리스크 요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중소‧스타트업 업계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 위원장은 과도한 개인정보 유출 논란을 겪다 국내 서비스를 중단한 중국의 생성형 AI 서비스 딥시크 관련해 "개인정보위는 딥시크 측과 소통하면서 개인정보 불안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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