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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주총 앞두고 전면에 등장한 영풍 3세 장세환… '전문경영인 체제' 공언 흔들리나

영풍 CI. ⓒ영풍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영풍 CI. ⓒ영풍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디지털데일리 최천욱기자]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영풍 오너 일가 3세인 장세환 부회장이 고려아연 정기주총에 앞서 입장을 밝히는 공식 자리에 영풍측 대표 인물로 등장해 주목을 끌고 있다.

장 부회장은 고려아연 주총과 안건, 영풍의 운영 능력 등을 적극 어필하며 의결권 권고 등에 유리한 내용이 담기도록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관련업계에선 이를 놓고 3세 경영 승계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는 앞서 장형진 영풍 고문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에 나서면서 공언했던 발언과 정면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 고문은 기업을 자식들에게 승계하는 관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이다.

장 고문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항상 기업은 전문 경영인이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주주에 대한 보답이다”라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장 고문의 의지와는 별개는 현재 영풍과 계열사의 경우 총수 일가의 지배력이 절대적인 구조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장 일각에선 영풍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성공시킬 경우 둘째 아들인 장세환 부회장에게 제련업을 물려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번 공개석상에 영풍의 대표선수 자격이자 영풍 측 부회장 입장으로 등장하면서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영풍과 손잡은 MBK 역시 향후 고려아연 인수 시 경영은 MBK가 주도할 거라고 강조한 점 과도 다소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장세환 부회장은 최근 한 의결권 자문사가 주관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연 프록시 토크(Proxy Talk)에서 영풍을 대표하는 인물로 등장했다. 장 부회장은 ‘영풍 부회장(vice chairman from YOUNG POONG)으로 소개됐다.

하지만 장 부회장은 석포제련소를 운영하는 영풍에는 아무런 직책이 없다. 언론에 따르면 장 부회장은 영풍빌딩을 관리하는 것을 주 사업으로 영위하며 재작년에 매출은 31억원, 영업이익 2400만원을 기록한 영풍이앤이라는 회사의 미등기로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영풍의 대표 인물로서 오는 28일 열리는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 안건들에 앞서 이에 대한 입장을 긴 시간 설명했다. 행사 참석자들에 따르면 장 부회장은 고려아연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MBK와 영풍이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할 경우 영풍이 충분한 경영 역량이 있다는 취지의 답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업계에선 영풍의 경영 부진을 지적하며, 장 부회장이 비철금속 세계 1위 기업을 운영할 역량이 충분하다는 주장한 것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편으론 영풍 오너 3세인 장세환 부회장이 입장을 설명했다는 점에서, 적대적 M&A에 성공할 경우 영풍의 오너 일가와 경영진이 고려아연 경영에 나설 거라는 관측도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장 부회장은 과거 고려아연과 영풍의 해외 영업을 담당해 온 서린상사에서 사임한 뒤 영풍의 건물관리 계열사인 영풍이앤이로 적을 옮겼다.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 중 하나인 글래스루이스는 20일 보고서를 통해 MBK와 영풍이 고려아연을 장악할 경우 장기 투자 계획을 축소하거나 일부 자산 매각, 현금 배당 확대 등의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이런 배당 확대가 MBK의 단기 부채 상환을 지원하고, 영풍의 운영 손실을 보전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장 부회장은 미국 패퍼다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중국 칭화(淸華)대에서 국제 MBA 과정을 이수한 중국통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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