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우리금융지주의 복합점포(협업점포) 신설 시점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우리은행과 우리투자증권은 복합점포 신설에 앞서 나란히 영업점을 열고자 했다. 그러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설이 늦춰지고 있다는 이유로 우리투자증권의 점포가 들어서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투자증권 측은 "실무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올해 상반기 내로 영업을 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으로는 "우리금융이 복합점포에 있어 후발주자이기에 단 시간 내에 성과가 나오기란 쉽지 않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우리투자증권이 추진했던 협업점포가 본격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영업공간이 작년 10월께 마련될 예정이었으나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투자증권이 영업을 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협업점포는 은행과 증권 등 두 계열사가 나란히 영업하는 형태의 점포를 뜻한다. 한 공간 안에 두 계열사 직원들이 같이 근무하는 방식인 복합점포와는 다르다. 그러나 복합점포를 차리기에 앞서 먼저 협업점포를 통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점검해볼 수 있다는 평이 업계 주류 의견이다.
올해 1월 우리은행은 여의도에 위치한 TP타워 19층에 WM 센터를 선제적으로 개점해 영업 중에 있다. 이어 3월엔 공식 개점 행사를 주최할 예정이다.
협업점포 추진이 지연되는 데에는 우리투자증권의 MTS 개설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MTS가 투자업에 있어 필수인 만큼, 미완인 상태로 영업을 강행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와 관련 우리투자증권 측은 대외적인 이유가 아닌 실무적인 문제로 아직 영업을 개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미 우리투자증권은 MTS 개발을 완료했다"며 "그러나 한국거래소 회원사 등록 이후 테스트 진행으로 일정을 뒤로 미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부 악재는 전혀 아니다"라며 "이르면 상반기 내로 MTS를 출시하고 WM영업을 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우리금융으로선 숙원 목표였던 종합금융의 첫 발을 비로소 떼게 된다. 작년 8월 우리투자증권이 공식 출범하기 전까지 은행 외에 비은행 계열사가 지주 실적에 기여할 길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협업을 통해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한편, 우리금융이 주요 금융지주 중 후발주자라는 점에서 마냥 '꽃길'만 걷진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작년부터 경쟁 금융지주사들은 복합점포를 신설해 계열사 간 협업을 공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KB금융의 경우, 작년 5월 'KB 골드앤와이즈 역삼 PB센터'와 'KB스타 WM자문센터'를 개점해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은행뿐만 아니라 KB증권, KB라이프생명 등 계열사 인력들이 함께 일하는 형태다.
신한금융 또한 지난해 7월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이 합작한 '신한 프리미어 PWM 여의도센터'를 신설했다. 하나은행도 하나증권과 협력해 같은 해 10월 네이버 사옥에 '네이버그린팩토리점'을 개점했다.
농협금융은 2015년부터 복합점포를 개설해 이미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게다가 연내 복합점포를 최대 10호점까지 늘릴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환경이 갈수록 녹록지 않음에 따라 금융지주들이 실적 성장을 위해 계열사 간 협업을 늘리고 있다"며 "작년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이 선제적으로 복합점포를 만든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금융이 복합점포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은 잘한 일"이라면서도 "선발주자들이 탄탄한 리테일 입지를 바탕으로 시장을 장악한 만큼, 우리금융이 여기서 역량을 발휘하려면 긴 시간과 많은 자본이 소요될 것 같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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