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다음주로 다가 온 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가 역대 최대 규모 전시를 예고했다. 전기차 수요 정체기의 장기화로 각 기업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참여 기업이 확대되며 시장 관심도를 높인 것이다. 특히 올해는 출시를 예고해왔던 고전압 미드니켈·46파이·리튬인산철(LFP) 등 신규 배터리가 양산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관련 제품 양산을 위한 기술들이 대거 공개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한국배터리산업협회·코엑스·코트라(KOTRA)가 공동 주관하는 '인터배터리 2025' 전시회가 내달 5일부터 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회에는 총 688개 기업이 참가해 2330개 부스를 운영하며, 전년 대비 20% 이상(전시면적 기준) 확대돼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릴 예정이다.
해외 기업의 참가 수도 눈에 띄는 요소다. 해외 참가 기업은 지난해 115개에서 올해 172개로 늘었다. 특히 한국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 비야디(BYD)와 배터리 기업 EVE 등을 비롯한 중국 기업 79개사가 참가하면서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 46시리즈·고전압 미드니켈 공개…양산 앞둔 신기술 공개할 K-배터리 3사
국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는 올해 양산을 앞둔 신규 배터리 실물과 차세대 기술인 전고체 배터리 전시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불리는 46시리즈 셀 라인업(4680, 4695, 46120)를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한다. 기존 배터리(2170) 대비 에너지와 출력을 최소 5배 이상 높이며 향후 원통형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고 있는 제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46시리즈는 2020년 이후 개발이 본격화돼 작년 일부 양산에 돌입했으나, 전략 고객사인 테슬라로의 공급을 고려해 전시회 등에서는 실물이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다 메르세데스-벤츠, 리비안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본격 양산 준비를 서두르면서 이에 대한 소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LG에너지솔루션은 LFP의 셀투팩(CTP) 모형과 고전압 미드니켈 파우치 셀도 공개할 예정이다. 회사는 작년 인터배터리에서 ESS용 LFP 셀을 공개했으며, 올해는 전기차용 셀투팩(CTP) 제품을 선보이고 관련 소개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고전압 미드니켈 역시 노트북 등 소형에 한정돼 소개된 바 있어 전기차용 제품이 등장할지 관심이 쏠린다.
SK온은 신규 폼팩터인 원통형 배터리 실물 모형을 이번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하며, 작년 소개한 각형 배터리에 단방향 모델을 추가해 전시한다. 아울러 지난해 소개한 LFP 배터리 시제품과 함께 중·저가형 모델로 주목받는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도 선보일 예정이다.
또 SK이노베이션 계열사인 SK엔무브와 협력한 액침냉각 기술이 새롭게 공개된다. 액침냉각 기술은 기존 배터리셀 하부만을 냉각하는 방식과 다르게 배터리 셀 전체를 특수 냉각 플루이드(Thermal Fluids)에 직접 담가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최근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에너지저장장치(ESS), 무정전전원장치(UPS) 등을 고려해 개발됐으며, 이에 따른 홍보를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작년에 공개한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의 개발 현황을 다시금 소개하는 한편, 전동공구용인 '50A급 초고출력 원통형 배터리'도 공개한다. 신규 원통형 제품은 전극의 끝부분을 여러 개의 탭으로 가공해 전류의 경로를 확장시키는 탭리스(Tabless) 디자인을 적용해 업계 최대 출력을 구현한 제품이다. 이와 함께 작년 선보인 사이드 터미널 각형 배터리의 CTP 콘셉트 모델과 기존 제품인 탑 터미널 각형 CTP 모델을 나란히 전시한다.
◆ 부스 규모 '훌쩍' 키운 소재사, 차세대 주력 제품 내놓는다
신규 출시를 공식화한 소재 기업의 부스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구체적인 부스 소개를 아직 내놓진 않았으나, '인터배터리 어워즈 2025'에서 수상한 하이엔드 하이브리드 동박을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 하이브리드 동박은 상온 및 고온 환경에서도 물성의 변화가 없어서 배터리 셀의 신뢰성을 극대화해주고 고강도와 고연신을 동시에 구현, 높은 내구성과 유연성을 보장한 제품이다. 아울러 건식 공정 등 차세대 공법, 고함량 실리콘 등 신규 음극재 구성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엘앤에프는 지난해보다 4배 가까이 전시 공간을 확대하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다. 이번 전시회에는 '인터배터리 어워즈' 수상작인 니켈 95% 함량 단결정·다결정 복합 양극재를 비롯해 LFP 양극재 등 신규 제품이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LS그룹과 합작한 국산 전구체 기업 '엘에스엘앤에프배터리솔루션(LLBS)'의 전구체도 함께 전시한다.
전년 대비 부스 규모를 25% 키운 포스코퓨처엠은 니켈 95% 함량 이상 하이니켈 단결정 양극재를 비롯해 저팽창 실리콘 음극재, 리튬망간리치(LMR)·리튬인산망간철(LFMP)·고전압 미드니켈 양극재 등을 잇따라 공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에서 개발 중인 고체전해질과 리튬메탈 음극재 등 차세대 소재도 함께 소개한다.
◆ 불황 넘은 인터배터리 전시회, '포스트 캐즘' 겨냥…양산 앞둔 제품 줄지어
이번 인터배터리 2025 전시회가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는 것은 지난해 극심한 부진을 겪은 국내 업계의 상황과 대조적인 움직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리튬 등 원재료 가격 변동에 따른 이익률 감소와 전기차 수요 정체, 막대한 투자에 따른 재원 감소에도 기업들이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표하며 홍보 의지를 다졌다는 의미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차세대 제품에 대한 전시가 주를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2020년 이후 인터배터리에서는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모델이 주로 전시되는 경향을 보였지만, 캐즘 이후부터는 이를 극복할 차세대 기술 홍보에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어서다.
인터배터리에 참가하는 한 기업 관계자는 "애당초 국내 기업들은 자체 네트워크가 잘 구축돼 있기 때문에 비즈니스 미팅보다는 소비자에 어필하기 위한 의도로 인터배터리에 참가해왔다"며 "최근 들어서는 중국 등 해외 참가 기업이 늘며 여러 동향을 볼 수 있게 됐고, 자체 기술에 대한 신뢰성을 어필하려는 기업의 니즈가 늘어나며 이 행사를 활용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올해부터 차츰 양산될 제품을 먼저 살펴볼 수 있다는 점도 주목받을만 한 대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공개할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는 지난해 말 소량 양산을 시작한 이후, 올해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한다. 파우치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 역시 LG에너지솔루션, SK온이 올해 말, 혹은 내년 중으로 양산을 계획하고 있는 제품이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 제품들이 신규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는 2026년 이후부터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중요성이 높아지는 AI 데이터센터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자동차용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의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중국 기업 진입이 제한된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ESS 수주 확대에 나선 바 있으며, 자동차 배터리팩의 안전성 강화를 위해 신규 배터리관리칩(BMIC) 및 솔루션을 채택하는 등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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