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당근은 언제 주시려나요?”
최근 만난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서 게임이 제외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이같이 한탄했다. 지난해 9월 발의된 조세특례제한법은 영상콘텐츠로 한정된 세액공제 특례 대상에 음악, 게임, 출판물, 만화 등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았다.
게임 제작비에 대한 세액공제 요구는 번번이 묵살돼왔다. 작년 5월 문화체육관광부의 ‘5개년 게임산업 진흥책’에서도 세액공제는 빠졌다. 드라마·영화 산업은 작년 기본 세액공제율 상향이 이뤄졌다. 정치권의 산업 지원 기조에서 게임만이 유독 홀대받고 있는 셈이다.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게임산업 조세지원 개선연구’에 따르면 게임 제작비에 세액공제가 적용될 경우 5년간 순편익이 약 3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액공제에 의해 증가될 투자 규모는 5년간 약 1조5993억원, 총 부가가치 유발액은 1조4553억원, 총 생산유발액은 약 2조2550억원으로 추산됐다. 취업자 수 증가 규모도 1만5513명에 달했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게임산업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GDP에 대한 기여도 등에 근거할 때, 정부지원의 필요성이 절실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게임업종의 수출입 차액은 수출이 수입보다 월등하게 많고, 무역수지 흑자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게임 재화 수출에 대한 적절한 지원수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도출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처럼 게임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은 단순한 업계의 이익이 아니라, 국가 경제 성장과 고용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는 정책이다. 실제로 영국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들은 게임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세제 지원을 펼치고 있다.
반면, 규제의 그물은 더욱 촘촘히 엮이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를 비롯한 규제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고, 최근에는 확률형 아이템 확률을 허위 표기할 경우 게임사가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문제는 이러한 규제가 국내 게임사에 집중될 뿐, 해외 게임사에 대한 규제는 여전히 허술하다는 점이다. 역차별 논란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외에도 보건복지부는 게임 과다 이용을 질병으로 규정하는 WHO(세계보건기구)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게임 이용자를 잠재적 중독 환자로 규정해, 장기적으로 게임산업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게임산업 진흥과 발전을 위해 신설한 게임특별위원회를 바라보는 업계 시선도 미묘하다. 실질적인 산업 진흥을 위한 움직임이라기보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게임에 관심이 많은 남성층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으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게 일각의 지적이다.
이같은 의구심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간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한 많은 정치권 인사가 유세 때 게임산업 진흥을 공약했지만, 실제로 실행된 정책은 손에 꼽을 정도다. 오히려 규제 중심의 정책만 이어지며 게임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게임산업은 지난 수십 년간 한국 경제의 중요한 성장동력이었다. 특히, 수출 측면에서 효자 산업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성장이 정체되며 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도 넥슨과 크래프톤 등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반면, 몇몇 게임사는 몇 년째 역성장에 시름하고 있다. 산업 내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정치권의 실질적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게임산업의 지속 가능성은 더욱 위태로워질 것이다.
정치권은 이제 게임산업을 규제와 진흥의 균형 속에서 바라봐야 한다. 산업 성장을 저해하는 일방적 규제보다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 게임산업이 단순한 여가 콘텐츠가 아닌 국가 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이제는 정치권이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할 때다.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연간 통신분쟁 전년 대비 22% 급증…”이용계약 관련 분쟁이 절반”
2025-02-21 17:39:30[DD퇴근길] 계속되는 '망 사용료 갈등'…MWC, 논의의 장으로
2025-02-21 17:28:22[IT클로즈업] ‘망 사용료 논쟁’ MWC서 재점화될까…“주요국 입장 예의주시해야”
2025-02-21 11:30:17[DD퇴근길] 제로트러스트 실제 적용사례·정부정책 한눈에
2025-02-20 17:15:10"KT·네카오·메가존 합류"…ICT기업 품은 한경협, DX 혁신 꿈꾼다
2025-02-20 15:34:56SM·카카오엔터 합작 英 보이그룹 '디어앨리스' 공식 데뷔
2025-02-21 17:28:39[DD퇴근길] 계속되는 '망 사용료 갈등'…MWC, 논의의 장으로
2025-02-21 17:28:2229CM, 상반기 ‘이구홈위크’ 전년비 거래액 2배 돌파…“주방용품·홈 패브릭 상품 추천 적중”
2025-02-21 16:24:36위메이드 ‘레전드오브이미르’, 구글 플레이 인기 1위 달성
2025-02-21 16:16:01데브시스터즈 ‘쿠키런: 모험의탑’, 일본 현지 CBT 시작
2025-02-21 14:55:42"D.P. 신드롬 한 번 더"…한준희 신작 '로드', 넷플릭스로?
2025-02-21 13:24:56